주방 필수 가전? 건어물 넣었다간 ‘일산화탄소’ 위험

에어프라이어는 기름 없이 튀김 요리를 만드는 기기가 아니다. 정확한 원리는 200°C에 육박하는 고온의 공기를 팬(Fan)으로 강제 순환시켜 식품 내부의 수분을 증발시키고 표면을 바삭하게 굽는 ‘고성능 컨벡션 오븐’에 가깝다.
조리가 간편하고 기름 사용을 줄일 수 있어 가정 내 필수 가전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바로 이 ‘고온 공기 순환’ 방식이 특정 식품과 만났을 때, 건강에 유해한 물질을 생성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전분 식품과 고온의 만남 ‘아크릴아마이드’

가장 주의해야 할 유해 물질은 2급 발암 추정 물질(Group 2A)로 분류되는 ‘아크릴아마이드’다. 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국내외 보건 당국이 지속적으로 경고하는 성분이다.
아크릴아마이드는 감자, 고구마, 곡류 등 탄수화물(전분)이 풍부한 식품을 120°C 이상의 고온에서 조리할 때 생성된다. 식품 내 아미노산의 일종인 ‘아스파라긴’과 포도당, 과당 등 ‘환원당’이 만나 화학 반응(마이야르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특히 냉동 감자튀김이나 해시브라운을 에어프라이어에서 바삭하게 만들기 위해 200°C 이상의 고온으로 장시간 작동시키는 것은 아크릴아마이드 생성을 촉진하는 행위다.
2025년 식약처 안전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감자튀김은 190°C에서 10분 이내로 조리하고, 제품이 진한 갈색이 아닌 황금색이 될 때까지만 조리하는 것이 권장된다.
고지방·양념육의 위험 ‘벤조피렌과 HCA’

육류를 조리할 때는 다른 종류의 유해 물질이 발생할 수 있다. 삼겹살, 갈비살, 닭 날개 등 지방 함량이 매우 높은 고기가 대표적이다. 에어프라이어 내부에서 고온으로 가열될 때 지방이 녹아 열선이나 바닥의 트레이로 떨어진다.
이 기름이 과열되어 연소하면서 연기가 발생하는데, 이 연기 속에 1급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포함될 수 있다. 이는 직화구이 시 발생하는 유해 물질과 생성 원리가 같다.
간장, 설탕, 고추장 등으로 양념한 닭갈비나 불고기 등 양념육도 주의가 필요하다. 양념에 포함된 당 성분은 단백질보다 더 낮은 온도에서 쉽게 타버린다.
이렇게 단백질 식품이 검게 타는 과정에서 ‘헤테로사이클릭아민(HCA)’이라는 발암 추정 물질이 생성될 수 있다. 양념육은 프라이팬에서 중불로 먼저 익힌 뒤, 마지막에 에어프라이어를 이용해 짧게 표면만 가열하는 방식이 더 안전하다.
수분 없는 건어물의 화재 위험

화학적 유해 물질과 별개로 물리적 위험을 초래하는 식품군도 있다. 마른 오징어, 쥐포, 먹태, 김 등 수분 함량이 거의 없는 건어물이다. 에어프라이어의 강력한 열풍에 건어물은 단 몇 분 만에 발화점을 넘어 쉽게 타버릴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다량의 연기와 심한 냄새가 발생하며, 불완전 연소로 인한 일산화탄소 가스가 실내에 퍼질 위험도 있다. 건어물은 가스레인지나 팬에 약한 불로 직접 보면서 굽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
에어프라이어는 조리 방식을 혁신한 편리한 가전이지만, 모든 식품에 적합한 만능 조리 기구는 아니다. 식품의 구성 성분(전분, 지방, 당)과 조리 온도(고온)의 상관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약처의 권고대로 재료에 맞는 적정 온도와 시간을 설정하고, 조리 중 색 변화를 확인하며, 조리 후에는 내부 열선과 트레이를 깨끗이 세척하는 습관이 안전한 사용을 위한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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