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랍 깊숙이 넣어두었다가 소비기한이 지나버린 커피믹스. 마시기엔 찜찜해도 바로 버리기엔 아깝다. 한 봉지에 커피 가루, 설탕, 프림이 고루 들어 있어 의외로 쓸 곳이 많다.
커피 가루는 다공성 구조로 이루어져 냄새 분자와 유분을 물리적으로 흡착하는 성질이 있다. 또 클로로겐산 같은 폴리페놀 성분이 육류의 불쾌취 성분과 결합할 수 있어 조리에도 활용 가능하다. 핵심은 용도에 맞게 양을 조절하는 것이다.
프라이팬 기름때, 커피 가루로 닦아내는 방법

프라이팬에 기름이 눌어붙었을 때 커피믹스 한 봉지를 팬 바닥에 골고루 뿌리고 따뜻한 물을 조금 부어 부드럽게 문지르면 기름때가 밀려 나온다. 커피 가루의 미세 알갱이가 스크럽 역할을 하는 데다 물리적 흡착 작용도 더해지기 때문이다.
다만 설탕과 프림 성분은 세정력이 강하지 않으므로, 심하게 탄 경우엔 팬에 물과 커피 가루를 함께 넣고 한 번 끓인 뒤 닦으면 눌어붙은 기름이 훨씬 쉽게 떨어진다.
냉장고·신발장 냄새, 종이컵 하나로 잡기

커피 가루는 탈취제로도 쓸 수 있다. 종이컵이나 작은 그릇에 커피믹스 2-3봉을 비워 냉장고 안쪽이나 신발장에 넣어두면 냄새를 어느 정도 잡아준다. 다시백이나 얇은 천 주머니에 담으면 가루가 흘러내리지 않아 더 깔끔하다.
단, 활성탄이나 베이킹소다보다 흡착력이 낮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효과를 높이려면 2주 간격으로 교체하는 게 좋다.
수육 삶을 때 넣으면 누린내가 줄어든다

돼지고기 수육을 삶을 때 커피믹스를 함께 넣으면 누린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고기 1kg 기준으로 1봉지(약 12g)를 삶는 물에 넣으면 폴리페놀 성분이 불쾌취와 결합하면서 냄새가 한층 부드러워진다.
커피 향이 고기에 강하게 배지는 않지만, 사용량이 지나치면 단맛이 느껴질 수 있다. 믹스커피 한 봉에 설탕이 5-6g 들어 있기 때문인데, 단맛에 예민하다면 순수 커피 가루를 따로 구해 쓰는 편이 낫다.

소비기한이 지난 커피믹스의 가치는 ‘마실 수 있느냐’가 아니라 ‘어디에 쓰느냐’에 달려 있다. 성분을 이해하고 용도에 맞게 쓰면 버릴 이유가 없어진다.
찬장에서 잠들어 있는 커피믹스 몇 개만 꺼내도 주방 청소부터 냄새 관리, 요리까지 두루 커버 된다. 처음엔 한 두 가지만 시도해봐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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