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빵을 지퍼백에 넣어보세요”… 얼렸을 뿐인데 가계부와 건강을 동시에 잡았습니다

식빵을 냉장고 대신 냉동실에 보관하면 전분의 노화를 막아 식감을 지키는 것은 물론, 저항성전분이 생성되어 혈당 상승폭을 최대 39%까지 낮출 수 있습니다. 맛과 건강을 모두 챙길 수 있는 올바른 냉동 보관법과 해동 노하우를 소개합니다.

식빵
비닐팩에 담는 식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식빵을 살 때마다 냉장고에 넣는 사람이 많다. 상온에 두면 금방 상한다는 느낌 때문인데, 사실 냉장 보관은 빵에게 가장 나쁜 환경이다. 식감이 빠르게 나빠지는 것은 물론, 혈당 측면에서도 냉동과는 전혀 다른 결과를 낳는다.

흰 식빵의 혈당지수(GI)는 70 이상으로 높은 편이다. 반면 현미밥은 50-55 수준에 머문다. 같은 탄수화물이지만 식빵이 혈당을 훨씬 빠르게 올리는 셈이다. 여기서 보관 방법 하나가 이 차이를 의미 있게 좁혀준다.

냉장이 냉동보다 나쁜 이유

식빵
식빵 / 게티이미지뱅크

빵 속 전분은 구울 때 열을 받아 부드럽게 호화된다. 이 상태에서 0-5℃의 냉장 온도에 놓이면 전분 분자가 다시 결정 구조로 돌아가는 노화(retrogradation)가 가장 빠르게 진행된다. 이것이 냉장 보관한 빵이 유독 퍼석하고 딱딱해지는 이유다.

반면 영하 18℃의 냉동 환경에서는 전분 분자의 움직임 자체가 멈추면서 노화가 억제된다. 식감 보존에 유리할 뿐 아니라 실온 2일 수준의 신선도를 최대 30일까지 유지할 수 있다. 냉장은 빵의 적이고, 냉동은 일시정지 버튼인 셈이다.

냉동하면 저항성전분이 생기는 원리

냉동 식빵
지퍼백에 담겨있는 냉동 식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냉동빵이 혈당에 유리한 이유는 저항성전분(resistant starch)에 있다. 전분을 가열한 뒤 냉각하는 과정을 거치면 일부 전분이 소화효소가 접근하지 못하는 구조로 재결정화되는데, 이를 RS3형 저항성전분이라 한다.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대장까지 내려가기 때문에 포도당이 혈액으로 유입되는 속도가 느려진다.

영국 옥스퍼드 브룩스대 연구팀이 이 효과를 측정했다. 냉동 후 해동한 식빵을 먹었을 때 식후 2시간 혈당 상승폭이 신선한 빵 대비 31% 줄었다.

냉동 해동 후 토스트로 한 번 더 구우면 39%까지 낮아졌다. 아무 처리 없이 신선한 빵을 토스트로만 구워도 25% 감소 효과가 있었는데, 냉동 과정이 더해지면 그 효과가 한층 커지는 것이다. 게다가 저항성전분은 대장에서 유익균의 먹이가 되기 때문에 장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올바른 냉동 보관법과 해동법

식빵
토스트기에 구운 식빵 / 게티이미지뱅크

냉동 효과를 제대로 얻으려면 보관 방법이 중요하다. 한 조각씩 랩으로 밀착 포장한 뒤 지퍼백에 담아 공기를 최대한 뺀 상태로 보관하면 냉동화상을 막을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약 30일까지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

해동은 토스터에 바로 굽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혈당 감소 효과도 가장 크고, 겉은 바삭하면서 속은 촉촉한 식감도 살아난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냉동실에서 꺼내 상온에서 1-2시간 자연 해동하는 방법도 좋다. 또한 올리브유나 버터를 함께 먹는 것도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되는데, 흰빵 단독 섭취와 비교해 혈당 상승폭이 약 47% 낮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식빵의 혈당 문제는 빵 자체보다 보관과 조리 방식에서 상당 부분 결정된다. 냉동과 토스팅이라는 두 단계만으로 혈당 반응이 크게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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