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류 세제 위험과 올바른 설거지 방법, 헹굼 시간·세제 사용량 정리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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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 15초 헹굼의 과학, 잔류 세제 줄이는 건강한 주방 습관

설거지
세제로 하는 설거지 / 푸드레시피

매일 반복하는 설거지, 하지만 무심코 행하는 습관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식기의 기름때를 제거하기 위해 사용하는 주방세제가 충분히 씻겨나가지 않고 음식물에 묻어 체내로 흡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헹굼 과정에 조금만 더 신경을 쓴다면 이러한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보이지 않는 위협, 잔류 세제의 진실

그릇
세제가 남은 그릇 / 푸드레시피

우리가 사용하는 주방세제는 식기에 생각보다 쉽게 남는다. 대한환경공학회지에 발표된 한 연구는 헹굼 시간의 중요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연구팀이 평균 세제 사용량인 8mL를 이용해 식기를 세척한 뒤, 흐르는 물에 7초간 헹군 결과 모든 종류의 그릇에서 세제의 주성분인 계면활성제가 검출되었다. 특히 뚝배기와 같이 표면이 거친 용기일수록 잔류량이 높았다.

하지만 헹굼 시간을 단 8초 늘려 15초간 헹궜을 때, 뚝배기를 제외한 대부분의 식기에서 계면활성제가 더 이상 검출되지 않았다. 이 짧은 시간의 차이가 화학물질 섭취 여부를 가르는 것이다.

그릇
물에 헹구는 그릇 / 푸드레시피

문제는 주방세제의 핵심 성분인 계면활성제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세척력을 높이기 위해 주로 사용되는 음이온 계면활성제는 피부의 보호막을 손상시킬 수 있으며, 장기간 체내에 축적될 경우 면역 기능 저하나 점막 손상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

가천대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함승헌 교수는 “잔류 세제는 다음 식사 때 음식에 묻어 입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어린이의 경우 아토피 피부염이나 알레르기성 비염 등의 발생 우려를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제 섭취를 막는 올바른 설거지 습관

설거지
물에 세제를 풀어 담근 식기 / 푸드레시피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잔류 세제 걱정 없이 식기를 관리할 수 있을까? 가장 확실하고 간단한 방법은 세제 사용량 자체를 줄이고 헹굼 과정을 철저히 하는 것이다.

앞선 연구 결과가 보여주듯, 흐르는 물에 15초 이상 충분히 헹구는 것만으로도 대부분의 잔류 세제를 제거할 수 있다.

세제 사용법에도 지혜가 필요하다. 많은 이들이 수세미에 세제를 직접 짜서 사용하는데, 이는 표준 사용량을 쉽게 초과하게 만든다. 환경부의 1종 주방세제 표준사용량에 따르면, 세제는 물 1L당 1.5~2mL 정도의 적은 양으로도 충분하다.

설거지통에 물을 받아 권장량의 세제를 풀어 희석한 뒤, 그 물을 사용해 식기를 닦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이 방법은 세제 낭비를 막을 뿐만 아니라, 계면활성제가 물에 미리 고르게 퍼져 오히려 적은 양으로도 더 높은 세척 효과를 내도록 돕는다.

프라이팬
기름기가 있는 프라이팬에 붓는 소주 / 푸드레시피

기름기가 많은 프라이팬이나 그릇은 설거지를 더욱 까다롭게 만든다. 이때는 세제에 의존하기보다 기름부터 걷어내는 것이 순서다. 먹다 남은 소주가 있다면 소량을 프라이팬에 붓고 살짝 끓여보자.

알코올 성분이 기름을 효과적으로 녹여 액체로 만들어준다. 이후 키친타월 등으로 녹은 기름을 깨끗이 닦아내면 된다. 만약 소주가 없다면 베이킹소다나 밀가루, 커피 찌꺼기를 기름 위에 뿌려두는 것도 훌륭한 대안이다.

이 가루들이 기름을 흡착하면 닦아내기 한결 수월해진다. 단, 이렇게 닦아낸 기름은 절대로 싱크대에 그대로 버려서는 안 된다. 가정의 배수관을 막는 주범일 뿐만 아니라, 강과 바다의 심각한 수질 오염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작은 습관이 가족의 건강을 지킨다

그릇
물에 헹구는 그릇 / 푸드레시피

주방세제 잔류 문제는 일상 속에서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건강 위협 요소다. 하지만 이는 몇 가지 간단한 습관의 변화만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설거지를 할 때 흐르는 물에 15초 이상 충분히 헹구기, 세제는 물에 정량만큼 희석해서 사용하기, 기름기는 세척 전 미리 닦아내기, 이 세 가지 원칙만 기억한다면 잔류 세제에 대한 걱정을 크게 덜 수 있다.

사소해 보이는 설거지 습관의 작은 변화가 나와 우리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첫걸음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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