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도 거뜬하다더니”… ‘주방 가전’, 우리 집만 자꾸 고장 나는 진짜 이유

by 한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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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가전 기대 수명 늘리려면 올바른 사용 습관과 관리 필요

가전제품
게티이미지뱅크

왜 우리 집 냉장고는 5년 만에 고장 신호를 보내는데, 이웃집은 15년 넘게 거뜬히 사용하는 것일까. 제품의 초기 품질도 중요하지만, 결정적인 차이는 매일의 사용 및 관리 습관에서 비롯된다.

사소해 보이는 습관이 누적되면 가전제품의 성능 저하와 전력 소비 증가로 이어지며, 결국 기대 수명을 크게 단축 시킨다. 고장 후 발생하는 수리비 부담과 환경 문제를 고려하면, 올바른 관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장기 사용의 핵심 ‘대형 주방가전’ 관리법

냉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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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인덕션, 식기세척기, 오븐과 같은 대형가전은 한번 설치하면 교체가 어렵고 수리 비용도 많이 든다. 이들 제품의 평균 수명은 10년에서 15년 사이로 길지만, 관리의 핵심은 핵심 기능의 효율을 유지하는 데 있다.

냉장고의 경우, 냉각 기능 저하가 수명 단축의 주된 원인이다. 음식물이 이전보다 빨리 상하거나 성에가 자주 낀다면 점검이 필요하다. 특히 뒷면 모터 주변의 소음이 커지는 것은 과부하 신호일 수 있다. 문을 자주 여닫는 습관을 줄이고, 음식물은 한 번에 정리해 넣는 것이 좋다.

인덕션이나 가스레인지는 조리 후 상판에 튄 음식물을 즉시 닦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오염물이 굳어버리면 발열체의 열효율을 떨어뜨리고, 인덕션의 경우 터치 센서 오작동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식기세척기는 내부 필터 청소가 수명을 좌우한다. 음식물 찌꺼기가 필터를 막으면 배수 불량과 순환 펌프 고장으로 이어진다. 주 1회 정도 고온 코스로 내부를 살균하고, 그릇을 과도하게 많이 넣는 ‘과적’을 피해야 모터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매일 쓰는 만큼 중요한 ‘소형 조리가전’ 청결 습관

소형 가전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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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레인지, 에어프라이어, 전기밥솥, 토스터 등 매일 사용하는 소형 조리가전은 음식물 찌꺼기와의 전쟁이 관리의 핵심이다.

전자레인지는 평균 수명이 8년에서 10년 정도지만, 사용 후 내부의 수증기와 음식 파편을 바로 닦아주는 것만으로도 15년 이상 사용할 수 있다. 금속 용기 사용 금지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에어프라이어는 관리 여부에 따라 수명이 2년에서 10년까지 극심한 차이를 보인다. 사용 직후 바스켓과 팬의 기름기를 세척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기름이 열선이나 필터에 누적되면 열 순환을 방해해 조리 성능이 저하되고, 심한 경우 화재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전기밥솥은 내솥 코팅 손상에 주의하고, 사용 후에는 뚜껑, 증기 트레이, 고무 패킹을 분리 세척해야 위생과 성능을 모두 잡을 수 있다. 특히 고무 패킹은 찜 요리 등으로 인해 변형되기 쉬우므로 주기적인 교체가 권장된다.

부품 관리가 수명 좌우하는 ‘특수 목적 가전’

특수 목적 가전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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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서기, 커피머신, 슬로우쿠커 등 특정 목적을 위해 사용하는 가전은 핵심 부품의 상태가 전체 수명을 결정한다.

믹서기는 평균 5~10년을 사용하며, 가장 중요한 부품은 칼날이다. 무뎌진 칼날로 단단한 재료를 계속 갈면 모터에 과부하가 걸려 타는 냄새가 나거나 완전히 멈출 수 있다. 사용 후에는 칼날과 본체 사이, 고무링 틈새의 찌꺼기를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커피머신의 평균 수명은 약 7년으로, 내부 관로에 끼는 석회질(스케일)이 고장의 주범이다. 수돗물 대신 정수된 물을 사용하면 석회질 생성을 늦출 수 있으며, 주기적으로 시판 클리너나 식초를 이용한 디스케일링 작업을 해줘야 한다.

슬로우쿠커는 구조가 단순해 20년 이상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세척 시 외부 본체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내부 세라믹 용기는 완전히 건조해 보관해야 곰팡이나 악취를 막을 수 있다.

올바른 주방가전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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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가전의 수명은 단순히 제품의 내구성에만 달려있지 않다. 사용 후 5분의 청소, 소모품의 주기적 교체, 올바른 사용법 숙지 등 작은 습관이 모여 수리비 절약과 제품 수명 연장이라는 큰 결과로 이어진다.

비싸게 구매한 가전제품의 가치를 끝까지 활용하고 불필요한 자원 낭비를 막기 위해서라도, 오늘부터 우리 집 주방 가전의 상태를 점검하고 올바른 관리법을 실천하는 것이 현명한 소비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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