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세제 ‘여기에’ 담아 써보세요…세정력은 그대론데 사용량 50% 줄어듭니다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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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보다 세정력, 희석이 핵심
세제 절반 사용으로 연 2만 원 절약

주방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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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할 때 수세미에 세제를 직접 짜면 한 번에 5-10ml가 나온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권장하는 표준사용량은 물 1L당 1.5-2ml인데, 실제로는 그보다 3-5배 많이 쓰는 셈이다.

거품이 많아야 기름이 잘 지워진다는 생각 때문이지만, 거품은 계면활성제가 공기를 포함한 현상일 뿐 기름 제거와는 무관하다. 식기세척기용 세제는 거품이 거의 없지만 세정력은 오히려 강하다.

문제는 세제를 과다하게 쓰면 헹굼 시간만 길어지고 잔류세제가 체내에 축적될 위험이 커진다는 점이다. 대한환경공학회지 2013년 연구에 따르면 7초 헹굼으로는 모든 용기에서 계면활성제가 검출됐지만, 15초 이상 헹구면 대부분 불검출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때 분무기에 세제를 희석해 쓰면 애초에 사용량이 적어 헹굼도 빠르고 한 달에 500ml씩 쓰던 세제를 200-250ml로 줄일 수 있다.

계면활성제가 기름을 녹이는 원리와 거품의 착각

설거지
설거지 / 게티이미지뱅크

주방세제의 핵심 성분인 계면활성제는 기름 분자를 감싸서 물에 분산시키는 유화 작용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거품이 생기는 것일 뿐 거품 자체가 기름을 제거하는 건 아니다.

세제 농도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세정 효율은 더 이상 증가하지 않으므로, 물 1L당 1ml 이상 넣어도 효과는 같다. 고농축 제품일수록 소량으로 충분하지만 수세미에 직접 짜면 양 조절이 불가능해 과다 사용으로 이어진다.

게다가 수세미에 세제를 짜는 방식은 교차오염 위험도 크다. 수세미에 묻은 음식물과 기름이 세제 용기 입구에 닿으면 용기 자체가 오염되고, 세제를 물에 풀어 담가 쓰는 경우에는 그 물이 점점 더러워져 세균을 퍼뜨리는 매개체가 된다.

반면 분무기 방식은 세제가 용기 안에서 밀폐된 상태로 유지되므로 위생적이고, 수세미 전체에 골고루 퍼져 적은 양으로도 충분한 세정력을 낸다.

물 500ml에 세제 1.25ml 섞는 정확한 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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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분무기에 미지근한 물 500ml를 붓고 주방세제 1.25ml를 넣어 잘 섞으면 된다. 따뜻한 물을 쓰면 세제가 더 잘 용해되고 거품 생성도 도와주는데, 식약처 표준인 물 1L당 2.5ml 기준으로 환산하면 500ml에는 1.25ml가 적정량이다.

베이킹소다 1/4 작은술을 추가하면 기름때 제거력이 더 강해지지만, 희석한 세제는 시간이 지나면 변질될 수 있으므로 하루 안에 쓸 분량만 만드는 것이 좋다.

설거지 전에 접시의 음식물을 물로 가볍게 헹군 뒤, 수세미에 희석 세제를 1-2회 분사해 문지르면 기름기가 깨끗하게 제거된다. 이때 분무기 노즐은 너무 곱게 설정하지 말고 적당히 굵게 맞춰야 물이 사방으로 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세제 사용량이 적은 만큼 헹굼은 흐르는 물에 최소 15초 이상 해야 잔류세제가 남지 않는다. 무엇보다 분무 방식은 한 번에 0.5-1ml만 쓰므로 직접 짜는 방식보다 헹굼 시간이 짧고 물 절약 효과도 크다.

한 달 300ml 절약으로 연 2만 원 아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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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세미에 직접 짜면 한 달에 약 500ml를 소비하지만, 분무기를 쓰면 200-250ml로 줄어 30-50%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500ml 세제 한 통이 3000원이라면 한 달에 1500-2000원, 1년이면 2만 원 가까이 아낄 수 있는 셈이다. 특히 4인 가족처럼 설거지 빈도가 높을수록 절감액은 더 커지고, 세제 용기 입구가 깨끗하게 유지되므로 위생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식초를 추가하고 싶다면 세제와 식초를 5대1 비율로 섞어 산성과 항균 효과를 더할 수 있지만, 이 경우에도 하루 안에 쓸 양만 만들어야 한다.

뚝배기처럼 다공성 재질은 15초 헹굼에도 계면활성제가 잔류할 수 있으므로, 이런 식기는 30초 이상 충분히 헹구는 것이 안전하다. 주방세제 절약의 핵심은 거품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필요한 만큼만 쓰는 습관을 만드는 데 있다.

분무기 한 개면 세제 사용량을 절반으로 줄이면서도 세정력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고, 이는 곧 연간 2만 원을 아끼고 환경 부담도 줄이는 결과로 이어진다. 500ml 세제 한 통으로 두 달을 쓸 수 있다면, 분무기에 희석해 담는 30초는 충분히 가치 있는 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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