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피믹스 한 잔을 종이컵에 타 마시는 일상적인 행동이 미세플라스틱을 함께 마시는 과정일 수 있다. 종이처럼 보이지만 종이컵 안쪽에는 얇은 플라스틱 코팅층이 있다. 이 코팅이 뜨거운 음료와 만날 때 무슨 일이 생기는지는 이미 연구로 확인됐다.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85도 온수에 15분 노출된 종이컵 한 개에서 약 2만 5천 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방출됐다. 하루 세 잔을 종이컵으로 마신다면 약 7만 5천 개의 입자를 함께 마시는 셈이다.
종이컵 안쪽에 있는 것

종이컵이 액체를 담을 수 있는 이유는 안쪽에 폴리에틸렌(PE) 계열 플라스틱 필름이 코팅돼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PLA(폴리락트산) 소재를 쓴 친환경 제품도 늘고 있는데, PLA 코팅 종이컵도 고온에서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방출한다는 것이 같은 연구에서 확인됐다. 친환경 표기가 고온 안전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PE의 용융점은 종류에 따라 105-130도로, 뜨거운 음료 온도(제조 직후 85-95도)보다 높다. 코팅이 녹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낮은 온도에서도 미세한 입자가 액체 속으로 빠져나오는 방식이다.
기름 성분이 있는 음료는 PE를 팽윤시켜 입자 용출을 더 가속하고, 강산성 음료를 고온에서 오래 담아두는 경우에도 용출량이 늘어날 수 있다.
얼마나 위험한가

WHO는 2019년 보고서에서 현재 섭취 수준의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명확한 위해를 일으킨다는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장기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식약처 기준에도 식품 용기의 미세플라스틱 입자 수에 대한 규제 기준은 없는 상황이다. 위험이 확정된 것도 아니지만, 안전이 확인된 것도 아닌 셈이다.

용출량이 많아지는 조건은 분명하다. 고온(85도 이상), 기름 성분, 강산성, 장시간 담아두기가 겹칠수록 입자 방출이 늘어난다. 라면 국물을 종이컵에 담거나, 뜨거운 음료를 한참 두고 마시는 습관이 여기에 해당한다.
줄이는 방법은 단순하다

대안은 복잡하지 않다. 스테인리스 텀블러, 도자기 머그컵, 내열 유리는 고온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용출되지 않는 소재다. 종이컵을 써야 하는 상황이라면 음료를 조금 식힌 뒤 마시거나, 오래 담아두지 않는 것만으로도 노출량을 줄일 수 있다.
종이컵 재활용도 실제로는 쉽지 않다. PE 코팅 때문에 종이와 플라스틱을 분리하는 공정이 까다로워 실제 재활용 처리율이 낮다. 다회용 컵으로 전환하는 것이 건강과 환경 양쪽에서 합리적인 선택인 이유다.
종이컵의 문제는 플라스틱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겉으로는 종이처럼 보이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느끼기 쉽다.
텀블러 하나를 챙기는 작은 변화가 하루 수만 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줄이는 선택이 된다. 위험이 확정되기를 기다리기보다 먼저 줄이는 쪽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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