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겹살을 구울 때 기름이 사방으로 튀는 것은 지방 때문이 아니라 수분 때문이다. 고기 속에 남아 있던 수분이 달궈진 팬이나 기름과 만나 순간적으로 수증기로 바뀌면서 주변 기름방울을 튕겨내는 것이다.
지방 함량이 20-30%에 달하는 삼겹살은 이 현상이 특히 잦아 집에서 구우면 가스레인지 주변이 순식간에 번들거린다. 처음부터 물을 조금 넣어 굽는 방법은 이 과정을 완화하는 데 일정한 근거가 있다.
물을 넣으면 초반 가열이 달라진다

차가운 팬에 삼겹살을 올리고 물 2스푼(약 30ml) 정도를 고기 위에 뿌린 뒤 중불로 가열하는 방식이다. 물이 먼저 끓으면서 팬 온도가 급격히 오르는 것을 늦추고, 수증기가 고기 표면을 덮어 초반에 기름이 튀는 강도를 줄인다.
물이 완전히 날아간 뒤에는 고기에서 나온 기름으로 마저 구워 마무리하는데, 이 시점에 불을 중강불로 올려주는 것이 포인트다. 이른바 ‘워터프라잉’이라 불리는 조리법과 비슷한 원리다.
기름 튐을 줄이는 다른 방법들

물 2스푼 방법과 함께 알아두면 좋은 대안도 있다. 고기 표면의 물기를 키친타월로 미리 닦아내면 수분과 기름이 만나는 빈도 자체를 줄일 수 있고, 한 번에 너무 많은 양을 올리지 않으면 팬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막아 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냉동 삼겹살이라면 완전히 해동한 뒤 굽는 것이 기본인데, 반해동 상태에서 바로 올리면 표면 수분이 많아 기름 튐이 오히려 심해질 수 있다. 튀김 방지망을 팬 위에 올리는 것이 가장 확실하고, 물 2스푼처럼 도구 없이 시도할 수 있는 방법과 조합해서 쓰면 더 효과적이다.
맛에서 생기는 트레이드오프

물을 넣는 방식에는 단점도 있다. 팬에 물이 있는 동안은 온도가 100℃ 이상으로 오르기 어렵고, 이 구간에서는 마이야르 반응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는다.
마이야르 반응은 고기 표면이 160℃ 이상에서 갈변하며 구수한 향을 만들어내는 과정으로, 불맛과 노릇한 색깔의 핵심이다.
물이 증발하기 전까지는 살짝 삶은 상태에 가깝게 익기 때문에, 팬 예열 후 바로 강불에 올려 굽는 방식보다 풍미가 약할 수 있다. 특히 한 면을 충분히 눌러 구워야 하는 두꺼운 삼겹살은 이 차이가 더 뚜렷하게 느껴진다.
물이 다 날아간 뒤 불을 강하게 올려 표면을 빠르게 구워주면 어느 정도 보완이 되지만, 처음부터 예열된 팬에 올려 구운 것과 완전히 같지는 않다. 기름 튐을 줄이는 것과 최상의 구운 풍미 사이에서 어느 쪽을 택할지 선택의 문제다.
기름 튐이 걱정되는 가정 조리 환경이라면 물 2스푼은 충분히 시도해볼 만한 방법이다. 노릇한 구이 풍미가 우선이라면 예열 팬에 바로 올리는 방식이 맞고, 조리 환경 관리가 더 급하다면 물 한 스푼을 더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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