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뜨물, 두 번째 물부터 활용
전분 흡착력으로 비린내 감소

쌀을 씻고 나온 뿌연 물을 습관적으로 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쌀뜨물에는 전분·수용성 단백질·비타민 B군·무기질이 녹아 있어, 주방 안팎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단, 한 가지 원칙이 있다. 쌀을 처음 씻은 물은 먼지와 이물질이 많으므로 버리고, 두 번째 이후 쌀뜨물부터 사용해야 한다.
생선 비린내와 반찬통 냄새를 줄이는 법

쌀뜨물에서 가장 잘 알려진 활용법이 비린내 제거다. 전분과 비타민 성분이 비린내의 원인 물질인 트리메틸아민 등을 흡착해 냄새를 줄여준다.
방법은 간단한데, 손질한 생선을 쌀뜨물에 20-30분 담가두었다가 깨끗한 물로 헹군 뒤 조리하면 된다. 비린내를 완전히 없애준다기보다는 눈에 띄게 줄여주는 수준으로 기대치를 잡는 것이 맞다.
김치나 마늘 냄새가 배인 반찬통에도 효과적이다. 쌀뜨물을 통에 가득 채운 뒤 반나절에서 하루 정도 그대로 두면 냄새가 줄어드는데, 이후 세제와 물로 세척하고 충분히 헹궈 건조하면 마무리다.
색소 착색이 심하게 된 경우에는 쌀뜨물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베이킹소다 등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국물 요리와 주방 기름때 청소에 활용하기

된장찌개나 김치찌개를 끓일 때 물 대신 쌀뜨물을 넣으면 국물이 구수하고 걸쭉해진다. 전분 입자가 국물에 풀어지면서 점도를 높이고 재료 사이 맛을 부드럽게 연결해 감칠맛이 살아나기 때문이다. 이때도 두 번째 이후 쌀뜨물을 사용해야 불순물 걱정이 없다.
주방 기름때 청소에도 쓸 수 있다. 가스레인지 주변이나 프라이팬에 쌀뜨물을 뿌리거나 행주에 적셔 닦으면 전분 성분이 기름을 흡착해 제거를 돕는다.
“분해”라는 표현이 돌아다니지만 정확히는 세제 보조 수준의 흡착·유화 역할이다. 심한 기름때에는 세제를 함께 써야 하고, 쌀뜨물은 가벼운 오염 제거나 마무리 단계에 활용하는 것이 적합하다.
식물에 줄 때는 희석해서, 신선한 상태로 사용한다

쌀뜨물 속 질소·칼륨·인과 미량 미네랄이 토양 미생물 활성과 뿌리 성장에 도움을 준다는 가드닝 사례가 많다. 다만 정량화된 연구는 제한적이므로 천연 비료라기보다 보조 영양원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주의할 점이 있다. 첫 번째 쌀뜨물은 농도가 진하고 이물질이 많아 식물 뿌리에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두 번째 이후 물을 사용하되 물과 1:1 이상으로 희석해 주는 것이 좋다.
게다가 쌀뜨물은 유기물이 풍부해 오래 두면 부패하면서 악취와 해로운 미생물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3-4일 안에 사용하고 남으면 버리는 것이 원칙이다. 과다 사용하면 오히려 토양에 곰팡이가 생기기 쉬우므로 1-2주 간격으로 소량씩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쌀뜨물의 핵심은 완벽한 세정제가 아니라 전분의 흡착력을 보조적으로 활용하는 데 있다. 비린내든 기름때든 “완전히 없애준다”기보다는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로 보면 기대와 결과 사이의 간극이 줄어든다.
매일 쌀을 씻는다면 두 번째 물부터는 바로 버리지 말고 요리나 청소에 활용해 보자. 비용 없이 냉장고 냄새와 주방 기름때를 줄이는 데 충분한 도움이 된다.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