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름’ 제발 냉장고에 넣지 마세요…향 싹 날아가고 맛 없어집니다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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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기름은 상온, 들기름은 냉장 보관하는 이유

참기름
참기름 / 게티이미지뱅크

참기름과 들기름은 산패 속도가 다르다. 참기름은 산패가 걱정돼 냉장 보관하는 사람이 많지만, 실제로는 직사광선을 피한 서늘한 찬장에 두는 것이 일반적인 권장 방법이다. 반면 들기름은 개봉 후 바로 냉장고에 넣어야 하며, 상온에 두면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쩐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이 차이는 두 기름의 지방산 구조 때문이다. 참기름은 올레산과 리놀산 비율이 높고, 볶음과 압착 과정에서 세사민이나 세사몰린 같은 리그난 성분과 비타민 E가 남아 지방 산화를 어느 정도 억제한다.

들기름은 알파리놀렌산이라는 오메가-3 지방산 비율이 매우 높은데, 이 성분은 이중결합이 세 개나 있어 공기와 열에 닿으면 산화 속도가 빠르다. 참기름의 항산화 성분이 산패를 완전히 막아주는 것은 아니지만, 들기름보다는 상온에서 버티는 시간이 길다.

참기름은 냉장하면 향과 질감이 변한다

참기름
참기름 / 게티이미지뱅크

참기름을 냉장고에 넣으면 온도가 낮아지면서 기름이 뿌옇게 흐려지거나 점도가 높아진다. 상온에 꺼내두면 다시 맑아지지만, 저온에서 장기간 보관하면 고소한 향이 일부 변하거나 휘발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냉장 보관 자체가 건강에 나쁜 것은 아니지만, 풍미와 사용 편의성 측면에서 서늘한 찬장에 두는 편이 실용적이다.

다만 여름철 고온이나 직사광선이 강한 환경에서는 상온 보관도 산패 위험이 커지므로, 집안에서 가장 서늘하고 어두운 곳을 선택하거나 냉암소에 보관하는 것이 안전하다.

참기름 병은 갈색이나 불투명 용기에 담긴 제품을 선택하고, 투명 병이라면 종이 상자나 박스로 빛을 차단해 주는 것이 산화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

들기름은 개봉 즉시 냉장고 안쪽에 보관

들기름 냉장보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들기름의 알파리놀렌산은 이중결합 수가 많아 리놀산이나 올레산보다 산화 속도가 훨씬 빠르다.

상온에서 빛과 공기에 노출되면 산가와 과산화물가가 급격히 증가하며, 실제로 여러 연구에서 들기름의 산패 속도가 참기름이나 대두유보다 월등히 높다는 결과가 반복적으로 나왔다. 개봉 전이라도 제조사가 냉장 보관을 권장하는 경우가 많으며, 개봉 후에는 반드시 냉장고에 넣어야 한다.

냉장고 문짝은 여닫을 때마다 온도 변화가 크므로, 가능하면 안쪽 선반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들기름을 사용할 때는 필요한 양만 미리 꺼내어 상온에서 잠시 두었다가 쓰면, 전체 병의 온도 변화를 최소화하면서 결로나 품질 변화를 줄일 수 있다.

들기름은 개봉 후 가능한 짧은 기간 안에 소비하는 것이 원칙이며, 대용량보다는 소용량을 자주 구매하는 편이 신선도 유지에 유리하다.

가스레인지 옆은 두 기름 모두 피해야 할 장소

가스레인지
가스레인지 / 게티이미지뱅크

기름 산패를 가속하는 3대 요인은 빛, 산소, 열이다. 가스레인지 옆은 요리할 때마다 복사열과 수증기로 온도가 크게 오르락내리락하고, 빛과 공기에도 노출되기 쉬워 참기름과 들기름 모두에게 최악의 환경이다.

기름병은 불과 떨어진 서늘한 곳에 두고, 창가나 보일러 주변처럼 온도 변화가 큰 곳도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심하게 산패한 기름에는 알데하이드 같은 산화 생성물이 많아지는데, 이런 물질은 세포 손상이나 염증과 연관될 수 있다는 연구가 있다.

일상 섭취 수준에서 암이나 동맥경화를 직접 유발한다고 단정할 근거는 부족하지만, 맛과 향이 나빠진 기름은 식품 위생상 섭취를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름에서 이상한 냄새나 쓴맛이 나면 산패가 진행된 것이므로 아까워하지 말고 버려야 한다.

참기름
참기름 / 게티이미지뱅크

기름 보관의 핵심은 빛과 열을 차단하고, 개봉 후 사용 기간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참기름은 서늘한 찬장에, 들기름은 냉장고 안쪽에 보관하되, 두 기름 모두 갈색 병이나 차광 포장을 선택하고 가열기구 주변을 피하는 것이 공통 원칙이다.

기름을 덜어 쓸 때는 깨끗하고 마른 스푼을 사용해 물기나 음식 찌꺼기가 병 안에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하고, 개봉일을 병에 적어두면 오래된 기름을 먼저 소비하거나 폐기하기 쉽다. 소량을 자주 구매하는 습관만으로도 산패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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