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킹호일, 청소부터 살림까지 활용법
은제품 변색, 호일·베이킹소다로 복원

쿠킹호일은 음식을 감싸거나 오븐 트레이를 덮을 때만 쓰다 남기기 일쑤다. 그런데 알루미늄 특유의 성질을 알면 활용 범위가 꽤 넓어진다.
연질 금속이라 표면 마찰에 반응하고, 도체라 전하를 분산시키며, 특정 조건에서는 전기화학 반응도 일으킨다. 이 세 가지 성질이 주방 밖에서 제법 쓸모 있는 도구로 만들어준다.
눌어붙은 냄비엔 호일 수세미

호일을 구겨 단단한 볼 모양으로 만들면 즉석 수세미가 된다. 알루미늄은 스테인리스보다 경도가 낮아 스테인리스나 철 소재 냄비·프라이팬의 눌어붙은 기름찌꺼기를 긁어내는 데 쓸 수 있다.
세제를 함께 묻혀 원을 그리듯 문지르면 일반 수세미로 잘 안 되던 부위도 깨끗해진다. 다만 사용 압력이나 각도에 따라 미세 스크래치가 생길 수 있으므로, 논스틱 코팅팬·세라믹·유리 소재에는 쓰지 않는 게 좋다.
수전이나 샤워기 헤드의 작은 녹 자국과 물때 제거에도 효과적인데, 호일을 물에 적셔 살살 문지르면 크롬 도금 표면의 광택이 돌아온다.
무뎌진 가위는 호일로 정리

호일을 4-5겹으로 접어 무뎌진 가위로 10-20회 반복해서 자르면 절삭감이 나아진다. 날과 호일 사이의 미세 마찰이 날 끝에 생긴 버(burr)를 정리하고 날 배열을 약간 재조정해주는 원리다.
전문적인 연마와는 다르고, 심하게 손상된 날을 복원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일상적으로 가볍게 사용하던 가위라면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다. 날 전체가 고르게 닿도록 호일의 위치를 옮겨가며 자르는 게 요령이다.
검게 변한 은제품엔 호일+소금+베이킹소다

오래된 은반지나 은식기가 검게 변했다면 전기화학 반응을 이용할 수 있다. 내열 용기에 호일을 깔고 소금과 베이킹소다를 각 1스푼씩 넣은 뒤 끓는 물을 부어 은제품을 30초에서 수 분간 담가두면 된다.
알루미늄이 산화되면서 은 표면의 황화은(Ag₂S)이 환원돼 변색이 사라지는 원리다. 연마제를 쓰지 않아 은 표면에 흠집이 생기지 않는다는 게 장점인데, 다만 진주나 천연석이 붙어 있는 제품, 접착제가 사용된 장신구에는 열과 알칼리 성분이 손상을 줄 수 있어 피하는 게 좋다.
자주 반복하면 도금층이 조금씩 얇아질 수 있으므로 변색이 심할 때만 활용하는 게 낫다.
건조기에 넣으면 정전기가 줄어든다

호일을 구겨 주먹 크기 볼을 1-3개 만들어 건조기 드럼에 함께 넣으면 세탁물의 정전기가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알루미늄이 도체라 세탁물 표면에 쌓이는 전하를 분산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섬유유연제 시트를 대신할 보조 수단으로 사용하는 정도로 보는 게 적절하다.
볼이 너무 작으면 효과가 떨어지므로 충분히 구겨 단단하게 만드는 게 중요하며, 마모되기 전까지 여러 번 재사용할 수 있다.
호일 한 장이 이렇게 다양하게 쓰인다는 게 의외일 수 있다. 전용 제품을 사기 전에 주방 서랍을 한 번 먼저 열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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