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욕실에 곰팡이가 슬면 흔히 청소를 게을리한 탓이라 여긴다. 하지만 곰팡이 증식을 좌우하는 건 청소 횟수가 아니라 습도다.
샤워를 마친 직후 욕실은 온도 25~30℃, 습도 70% 이상으로 치솟아 곰팡이가 번식하기 최적의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아무리 자주 닦아도 이 습한 공기가 그대로 머물면 곰팡이는 다시 자란다. 결국 관건은 세제가 아니라 물기와 공기 흐름을 얼마나 빨리 정리하느냐에 있다.
물기부터 걷어내는 것이 먼저다

샤워를 끝낸 순간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벽과 바닥에 찬물을 한 번 끼얹은 뒤 스퀴지로 긁어내면 표면에 맺힌 수분의 80% 이상을 곧바로 제거할 수 있다.
이 단계를 건너뛰면 물기가 서서히 마르며 그만큼 오랫동안 고습 상태가 유지된다. 수건으로 바닥을 한 번 더 훔쳐내는 것도 도움이 되는데, 물기를 덜어내는 동시에 물때와 세균 증식을 늦추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후 문을 살짝 열어두면 남은 습기가 빠르게 빠져나간다. 여름 장마철처럼 외부 습도까지 높은 시기라면 제습기나 제습제, 에어컨을 함께 가동해 실내 습도를 낮게 유지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환풍기, 끄는 시점이 관건

환기의 성패는 환풍기를 얼마나 오래, 어떻게 켜두느냐에서 갈린다. 창문이 있는 구조라면 샤워 후 30분 이상 열어두는 것이 기본이고, 환풍기를 쓴다면 샤워를 시작할 때부터 틀어 끝난 뒤에도 최소 20~30분 이상 추가로 가동해야 한다.
이때 문은 닫지 말고 살짝 열어두는 편이 공기 순환에 유리한데, 밀폐된 공간에서는 습한 공기가 갈 곳을 잃기 때문이다. 샤워커튼이나 부스 문도 활짝 열어 젖은 면이 완전히 마르도록 두는 것이 좋다.
다만 환풍기를 장시간 연속으로 켜두면 모터 과열로 화재 위험이 생길 수 있어, 소방청 기준에 따라 2~3시간 이내로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
남은 습기와 냄새, 곰팡이는 이렇게 정리

환기를 마쳐도 구석진 곳에는 냄새와 습기가 남기 마련이다. 이런 자리에는 제습제를 추가로 두면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습기를 마저 잡을 수 있다.
배관에서 올라오는 악취는 베이킹소다와 식초를 함께 부은 뒤 15분 후 따뜻한 물로 헹구면 가라앉고, 변기 냄새는 베이킹소다를 뿌려 30분 뒤 뜨거운 물로 씻어내면 해결된다.

이미 생긴 곰팡이 얼룩은 헝겊에 소다 푼 물을 묻혀 닦아내거나, 오래돼 잘 지워지지 않는 자국은 베이킹소다와 식초를 섞어 문지르면 한결 수월하게 제거된다.
곰팡이를 줄이는 일은 결국 청소 도구보다 습도와 공기 흐름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매일 몇 분의 환기와 물기 제거가 주말 대청소보다 실질적인 차이를 만드는 셈이다.
다만 환풍기 과열로 인한 화재 위험은 반드시 유념해야 한다. 2~3시간 이상 연속 가동은 피하고, 습기가 유독 심한 날에는 제습기나 에어컨을 병행하는 편이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인 대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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