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욕실 청소를 아무리 열심히 해도 냄새가 가시지 않는다면, 청소 범위를 다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대부분은 변기·바닥 타일·배수구만 닦고 끝내는데, 정작 냄새의 진원지는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는 경우가 많다.
세면대 상단에 작은 구멍이 하나 있다. 물이 넘치지 않도록 잡아주는 ‘오버홀(오버플로우 홀)’이다. 이 구멍은 세면대를 쓸 때마다 비눗물과 수증기를 빨아들이는데, 내부가 좁고 어두워 피지·치약 찌꺼기·비누 성분이 쌓이기 쉬운 구조다. 문제는 여기에 바이오필름 끈적한 점액막이 형성된다는 점이다.
오버홀이 냄새를 만드는 방식

바이오필름은 세균이 서로 엉겨붙어 만든 막으로, 한 번 형성되면 단순히 물을 흘려보내는 것으로는 제거가 안 된다. 찌꺼기가 쌓인 오버홀 내부는 온도와 습도가 높아 날파리나 작은 벌레가 서식하기에도 알맞은 환경이다.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아서 오염 여부를 모르고 지나치기 쉬운데, 욕실 청소 후에도 퀴퀴한 냄새가 남아 있다면 오버홀을 먼저 의심해야 한다.
오버홀이 없는 탑볼 세면대라면 배수 트랩, 하수 냄새를 막는 U자형 구조, 봉수 소실이 원인일 수 있으므로 구조부터 확인하는 게 좋다.
오버홀 직접 청소하는 법

청소 도구는 일자 드라이버나 날이 얇은 펜치면 충분하다. 먼저 오버홀 캡을 분리한 뒤, 샤워기 헤드를 떼어내고 호스 끝을 구멍에 최대한 밀착시킨다.
그 상태에서 온수를 강한 수압으로 분사하면 내부 찌꺼기가 배수구 방향으로 밀려 내려간다. 이때 분무형 욕실 세제를 입구에 뿌리고, 칫솔로 테두리를 문질러 주면 잔여 오염까지 제거할 수 있다. 마지막에 온수로 깨끗이 헹구면 마무리다. 최소 한 달에 한 번은 점검하는 것이 적당하다.
줄눈 곰팡이엔 락스 대신 과산화수소를

욕실 곰팡이 제거에 락스를 반복해서 쓰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 락스의 강알칼리 성분이 줄눈 코팅층을 부식시켜 미세균열을 만들고, 그 틈에 곰팡이가 더 빠르게 재번식하는 환경을 조성하기 때문이다.
표면이 일시적으로 밝아지더라도 효과가 오래가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다. 대신 약국에서 파는 3% 과산화수소와 베이킹소다를 같은 비율로 섞어 줄눈에 바르고 20분 정도 방치한 뒤 솔로 닦아내면, 반응 후 물과 산소로 분해되어 잔여물도 남지 않는다.
수전 물때에는 구연산을 따뜻한 물에 녹여 분무한 뒤 10분 후 문지르면 석회질이 깔끔하게 지워진다. 단, 구연산 사용 후에는 반드시 물로 헹궈야 금속 수전의 부식을 막을 수 있다.
냄새 재발 막는 생활 습관

청소 이후에도 관리가 이어져야 효과가 지속된다. 샤워 후에는 환풍기를 충분히 가동하고 욕실 문을 열어두는 것만으로도 습기가 빠지는 속도가 달라진다.
게다가 작은 통에 베이킹소다를 담아 욕실 한쪽에 놓아두면 습기 흡수와 탈취 효과를 동시에 볼 수 있다. 반면 젖은 수건이나 매트를 욕실 안에 방치하면 세균이 번식해 냄새가 금방 되살아난다.
다만 환풍기를 2년 이상 청소 없이 사용 중이라면 먼지가 쌓여 성능이 크게 떨어진 상태일 수 있으므로, 주기적으로 필터를 청소하거나 교체하는 것이 중요하다.
욕실 냄새의 핵심은 청소 강도가 아니라 청소 범위에 있다. 오버홀처럼 눈에 잘 띄지 않는 구조물이 오염의 진원지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작은 구멍 하나를 제때 관리하느냐에 따라 욕실 전체의 위생과 냄새가 달라진다. 이미 찜찜했던 그 구멍, 이번 기회에 한 번 들여다봐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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