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지 방전 여부, 5초 낙하 테스트로 구별하는 법
리모컨 뜯기 전에 먼저 해볼 것

TV 리모컨이 말을 듣지 않을 때, 가장 먼저 드는 의심은 건전지다. 그런데 새 건전지와 다 쓴 건전지가 섞여 있으면 어느 쪽이 문제인지 바로 알기 어렵다. 멀티테스터기 같은 도구가 없어도 맨손으로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딱딱한 바닥 위에서 건전지를 세워 떨어뜨리기만 하면 된다. 튀어오르면 방전된 것, 그 자리에 서면 아직 쓸 수 있는 것이다. 원리는 건전지 내부 구조의 변화에 있다.
새 건전지가 튀지 않는 이유

알칼리 건전지 음극 내부는 젤 형태의 전해액에 아연 분말이 고르게 분산된 구조로 채워져 있다. 이 젤이 충격을 흡수하는데, 새 건전지는 이 구조가 온전하기 때문에 바닥에 떨어뜨려도 탄성이 낮아 그 자리에 서거나 거의 튀지 않는다.
반면 방전이 진행될수록 아연 음극이 소모되면서 젤 구조가 무너지고 내부에 가스가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탄성계수가 높아지기 때문에, 낙하 시 충격이 그대로 반발력으로 돌아와 건전지가 튀어오른다. 무엇보다 튀는 정도가 클수록 방전이 더 진행된 경우가 많다.
다만 이 방법은 완전히 새 것과 완전히 방전된 것을 구별하는 데 성공률이 높다. 잔량이 절반 정도 남은 건전지는 중간값을 보여 결과가 애매할 수 있으므로, 간이 방법으로 활용하는 게 맞다.
낙하 테스트, 조건이 결과를 바꾼다

테스트를 정확하게 하려면 조건이 중요하다. 먼저 책상이나 타일처럼 딱딱한 바닥을 골라야 하는데, 카펫이나 매트 위에서는 바닥 자체가 충격을 흡수해 결과가 달라진다. 건전지는 음극(−) 면이 아래를 향하도록 세운 뒤, 5-10cm 높이에서 수직으로 떨어뜨린다.
이 방법은 알칼리 건전지에 적합하다. 리튬 건전지는 내부 구조가 달라 방전 전후 탄성 차이가 거의 나타나지 않으므로 낙하 테스트로 구별하기 어렵다. 잔량을 정확히 알고 싶다면 멀티테스터기로 전압을 측정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데, AA 건전지 기준으로 정상은 1.5V이고 1.3V 이하면 교체 시점이다.
새 건전지와 헌 건전지를 섞으면 안 되는 이유

낙하 테스트로 건전지를 솎아냈다면, 기기에 넣을 때 반드시 같은 상태의 건전지끼리 사용해야 한다. 새것과 다 쓴 것을 함께 넣으면 전압 차이로 화학반응이 불안정해지고, 오래된 건전지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내부에 가스가 발생한다. 이 가스가 누액으로 이어지면 기기 내부가 부식되는데, 특히 장기간 방치한 기기에서 이런 문제가 자주 나타난다.
보관 중인 건전지도 마찬가지다. 서늘하고 건조한 실내에 두는 게 기본이고, 냉장 보관은 오히려 금물이다. 꺼낼 때 온도 차이로 결로가 생겨 누액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다 쓴 건전지를 버릴 때는 양극이나 음극 단자에 테이프를 붙여 접촉을 막은 뒤 배출하면 발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건전지 관리의 핵심은 상태 파악과 분리 사용이다. 어느 쪽이 새것인지 모른 채 기기에 넣는 습관이 누액과 부식의 출발점이 된다.
낙하 테스트는 도구 없이 5초면 끝난다. 한 번 익혀두면 건전지 교체가 필요할 때마다 자연스럽게 먼저 손이 가게 된다.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