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 많이 읽지 않아도 책장을 들여다보면 표지 위로 먼지가 쌓인 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냥 두는 경우가 많은데, 실내 먼지는 흙과 섬유 부스러기만이 아니다.
피부 각질, 동물 비듬, 집먼지진드기와 그 배설물, 곰팡이 포자, 심지어 중금속 조각과 미세플라스틱까지 섞인 혼합물이다. 알레르기나 천식이 있다면 책장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것만으로도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더구나 먼지가 오래 쌓이면 책 표지를 변색시키고 종이를 산성화해 수명을 단축시킨다. 방치 기간이 길어질수록 책 자체의 손상도 빨라진다.
책 청소의 기본 원칙

책을 청소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부드럽게 다루는 것이다. 강하게 문지르거나 젖은 천을 쓰면 표지 코팅, 잉크, 종이가 손상될 수 있어 최소화해야 한다. 기본 도구는 부드러운 마른 천, 솔 브러시, 그리고 필요할 때 약한 흡입력의 진공청소기면 충분하다.
책장 청소는 반드시 위 선반부터 시작해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아래쪽부터 닦으면 위에서 떨어진 먼지가 다시 쌓여 청소를 반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책은 모두 꺼내고 선반 표면을 진공으로 흡입한 뒤 마른 천으로 닦아낸다. 선반이 완전히 마른 다음에 책을 다시 꽂는 것이 순서다.
책 자체는 표지와 책등, 윗면 순으로 부드러운 천이나 솔로 털어낸다. 오래된 책이나 코팅이 없는 종이는 마른 브러시 위주로 관리하는 게 안전하고, 코팅 표지가 있는 어린이 책 정도라면 약간 축인 천으로 국소 세척한 뒤 충분히 말려도 된다. 극세사 천을 쓸 때는 올이 걸리거나 거친 제품은 피하고, 부드러운 것을 골라 가볍게 사용해야 한다.
곰팡이·해충이 생겼다면

습도가 높고 통풍이 부족한 환경에서는 곰팡이와 책좀이 생기기 쉽다. 책좀은 습한 환경의 종이나 곰팡이 주변에 서식하는 작은 곤충으로, 영어로는 부클라이스(booklice)라고 부른다.
곰팡이가 핀 책을 발견했다면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환기된 공간에서 솔로 제거한 뒤 다른 책과 격리해야 한다. 해충이 의심되면 밀봉 비닐백에 넣어 수일간 냉동한 뒤 서서히 상온으로 되돌리는 방법으로 해충을 제거할 수도 있다. 손상이 심하다면 전문 복원을 의뢰하거나 폐기를 고려하는 게 낫다.
책 보관 환경 관리

책을 꽂아두는 위치도 중요하다. 직사광선이 닿으면 표지가 바래고 종이가 약해지므로 간접광 환경이 좋다.
다락방은 덥고 건조해 종이를 부서지기 쉽게 만들고, 지하실은 습해 곰팡이와 해충이 번지기 쉬워 둘 다 피하는 게 좋다. 책장은 외벽보다 실내 내부 벽 쪽에 두면 온습도 변동이 적어 결로와 곰팡이 위험이 줄어든다.
책은 기울어지지 않게 똑바로 세워 보관하고, 뽑을 때는 책등을 당기지 말고 양 옆을 살짝 밀어 공간을 확보한 뒤 옆면을 잡아 빼야 손상을 막을 수 있다.
책 청소의 핵심은 비용이나 도구가 아니라 주기적인 관리 습관에 있다. 집에 이미 있는 천과 솔, 진공청소기만으로도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
몇 주에 한 번 가볍게 털고 연 1-2회 책장을 비워 깊이 청소하는 루틴을 들이면, 책도 오래 보존되고 실내 공기질도 조금씩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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