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생수, 그냥 집으면 위험합니다”… 여름철 폭염에 꼭 확인해야 하는 이유

여름철 땡볕에 노출되거나 차 안에 방치된 생수병은 고온과 자외선 때문에 유해물질이 용출될 수 있어 구매와 보관 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땡볕 아래 야외 매대
땡볕 아래 야외 매대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한낮 기온이 30도를 훌쩍 넘는 요즘, 편의점 앞 야외 매대에는 생수병이 탑처럼 쌓여 땡볕을 그대로 받고 있다. 그늘 하나 없이 아스팔트 열기까지 더해진 자리에서 페트병 표면 온도는 최고 46도까지 오른다. 손으로 만지면 미지근한 정도가 아니라 뜨거운 물병에 가까운 온도다.

문제는 이 열기가 단순히 물맛을 변하게 하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고온과 자외선이 겹치는 조건이 지속되면 페트병 내부에서 화학적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다만 이 변화가 어느 수준에서, 얼마나 오래 노출됐을 때 문제가 되는지는 실험 데이터로 확인돼 있다.

페트병 속 화학물질, 왜 새어 나오나

생수병 온도 확인
생수병 온도 확인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페트병은 제조 과정에서 원료 물질에 고온과 고압을 가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포름알데히드 같은 물질이 기본적으로 소량 존재한다. 평소에는 페트 분자 사슬 구조 안에 안정적으로 갇혀 있다.

그런데 고온에서 자외선에 장기간 노출되면 이 분자 사슬이 끊어지기 시작하며, 그 틈으로 알데히드류 화학물질이 생수 내용물로 흘러들 수 있다.

실제로 생수를 50도 환경에서 15일간 자외선에 노출한 실험에서는 포름알데히드와 안티몬 등이 용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조건은 자연 상태에서 약 3.9개월간 야외에 보관한 것과 맞먹는다.

여기에 60도에서 4일만 보관해도 이상 냄새의 원인인 아세트알데히드가 냄새 역치값 이상으로 검출된다는 결과까지 더해지면, 여름철 짧은 야외 방치도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뜻이 된다. 검출된 포름알데히드는 국내 기준은 충족했지만 일본 허용 기준치는 넘어섰고, 안티몬도 호주 기준치를 초과해 국가별 기준 차이가 드러났다.

차량 안에 둔 생수는 더 위험할 수 있다

뜨거운 차량 내부 방치
뜨거운 차량 내부 방치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야외 매대보다 더 가혹한 환경은 여름철 주차된 차량 내부다. 외부 기온이 35도 안팎일 때 직사광선을 받는 대시보드 온도는 최고 92도까지, 트렁크는 51도까지 오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편의점 매대의 46도와 비교하면 차 안이 훨씬 더 극단적인 환경인 셈이다. 짧은 외출이라도 생수를 차량에 두고 다니는 습관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실내 보관 의무화되지만 단속은 2년 유예

안전한 실내 보관
안전한 실내 보관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이런 우려를 반영해 환경부는 유통·보관 규정을 개정해 생수를 원칙적으로 실내에 보관하도록 의무화했다. 불가피하게 실외에 둘 경우 반드시 덮개를 설치해야 한다. 다만 소규모 점포의 여건 등을 고려해 보관 규정 위반과 덮개 설치 의무 모두 단속은 2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먹는샘물의 유통기한 상한도 최대 2년으로 제한됐고, 시중 유통 중인 제품은 여름철을 포함해 연 4회 이상 수거검사를 받도록 의무화됐다. 현재 시중 생수의 유통기한이 최대 1년여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검사 주기 강화는 유통 단계 안전망을 촘촘히 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생수
생수 / 게티이미지뱅크

결국 생수 안전은 제조 단계보다 유통과 보관 단계에서 더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이 이번 실험과 규정 개정을 통해 드러난 셈이다. 같은 제품이라도 어디에, 얼마나 놓여 있었는지에 따라 성분이 달라질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구매 시점에 매대가 그늘에 있는지, 병 표면이 뜨겁지 않은지 살펴보는 습관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차량에 생수를 오래 방치하지 않는 것, 여름철엔 가급적 빨리 소비하는 것도 유해물질 노출 가능성을 줄이는 방법이다. 단속 유예 기간인 만큼 당분간은 소비자 스스로의 확인이 더 중요해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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