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초, 이렇게 하면 향이 두 배”… 아깝게 버리던 캔들, 끝까지 쓰는 비밀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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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들 수명 좌우하는 첫 연소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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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의 향초를 구입해도 기대했던 수명보다 훨씬 짧게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캔들의 물리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관리 방식 때문일 수 있다.

특히 왁스가 가운데만 움푹 파이며 타 들어가는 ‘터널 현상’ 방지와 ‘심지 길이’ 조절은 캔들의 전체 수명과 발향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캔들 수명 연장의 핵심 ‘첫 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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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들을 처음 사용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첫 연소’ 시간이다. 새 캔들에 불을 붙인 후, 최소 2시간에서 3시간가량 충분히 태워 왁스의 윗면 전체가 컨테이너 가장자리까지 고르게 녹아 액체 상태가 되도록 해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왁스가 가장자리까지 녹는 경로를 ‘기억’하게 만들 수 있다. 만약 윗면이 다 녹기 전에 불을 끄면, 다음 연소 시 녹았던 지점까지만 타 들어가는 터널 현상이 시작된다. 이 현상이 한 번 발생하면 주변의 왁스는 영영 사용하지 못하고 심지만 깊이 파고들어 캔들의 수명이 급격히 줄어든다.

터널 현상의 과학적 원리 ‘왁스 메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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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현상은 캔들 왁스의 물리적 특성인 ‘왁스 메모리(Wax Memory)’ 때문에 발생한다. 파라핀, 소이 왁스, 비즈 왁스 등 대부분의 캔들 왁스는 고체 상태에서 액체로, 다시 고체로 굳어지는 과정에서 가장 최근에 녹았던 경로를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

첫 연소 시 가운데 부분만 작게 녹으면, 왁스는 그 지름을 연소의 ‘경계’로 인식한다. 이후 불을 붙일 때마다 캔들은 이 기억된 경계 안쪽의 왁스만 집중적으로 소모하며, 가장자리의 왁스는 사용되지 못한 채 벽처럼 남게 된다.

그을음 방지 및 불꽃 안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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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들을 다시 켤 때는 심지 관리가 필수적이다. 이미 사용한 심지는 끝부분이 검게 그을려 버섯 모양으로 뭉쳐있는데, 이 부분을 정리하지 않고 불을 붙이면 불꽃이 과도하게 커지거나 불안정해진다.

이는 불필요한 연기와 그을음을 유발하는 주된 원인이다. 그을음은 캔들 용기뿐 아니라 벽지나 천장을 오염시킬 수 있으며, 실내 공기 질에도 미세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용 심지 가위(위크 트리머)나 작은 가위를 사용해 심지 길이를 0.3cm에서 0.5cm 사이로 짧게 잘라낸 후 점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한 번에 3~4시간 이상 연속으로 켜두는 것은 피해야 한다. 왁스가 과열되면 향의 분자 구조가 파괴되어 발향이 약해질 수 있으며 심지 소모도 빨라진다.

연기 없이 끄는 법과 액세서리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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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들을 끌 때 입으로 불어서 끄는 방식은 가장 피해야 할 습관이다. 이 방법은 심지가 타는 매캐한 연기와 냄새를 발생시켜 애써 채운 향을 덮어버린다. 또한 심지가 손상될 수 있다.

윅 디퍼(Wick Dipper) 같은 도구를 사용해 불붙은 심지 끝을 녹아있는 왁스에 살짝 담갔다가 즉시 세우는 것이 가장 좋다. 이 방식은 연기 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며, 심지에 왁스가 코팅되어 다음 점화 시 불이 더 쉽게 붙도록 돕는다.

뚜껑을 덮어 산소를 차단하는 방식도 연기는 줄일 수 있으나, 뚜껑 내부에 그을음이 생길 수 있다. 바람이 부는 곳에서는 유리 돔(클로슈)이나 캔들 토퍼를 사용하면 불꽃이 흔들리는 것을 방지해 왁스가 고르게 녹고 터널 현상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향초는 단순한 방향제를 넘어 공간의 분위기를 연출하는 인테리어 소품이다. 올바른 관리 습관은 캔들의 수명을 연장시킬 뿐만 아니라, 그을음과 연기 없이 안전하고 깨끗하게 향을 즐기는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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