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란다나 마당에 텃밭을 꾸미고 싶지만 채소밭은 어딘가 삭막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 그렇다고 꽃만 심자니 수확의 재미가 없다. 이 두 가지를 동시에 해결하는 개념이 바로 에디멘털(edimental)이다.
에디멘털은 식용(edible)과 관상(ornamental)을 결합한 말로, 먹을 수 있으면서 보기에도 아름다운 식물을 뜻한다. 색채가 뚜렷한 채소를 꽃 대신 배치하면 텃밭이 정원이 되고, 수확까지 할 수 있다. 색깔 있는 줄기, 보라빛 꼬투리, 거대한 꽃봉오리까지 소재는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
무지개 줄기 근대, 반음지에서도 잘 자란다

근대는 에디멘털 텃밭의 대표 주자다. 빨강·노랑·주황 등 다양한 색 줄기 품종이 존재하는데, 이 색상은 안토시아닌과 베타레인 계열 색소에서 비롯된다.비트와 같은 Beta vulgaris 종으로, 생육 적온은 10-20℃이며 봄과 가을에 파종하는 게 좋다.
특히 시금치 대비 내서성이 높아 여름 초입까지 수확이 이어지고, 반음지에서도 생육이 가능해 햇빛이 넉넉하지 않은 베란다나 북향 화단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겉잎부터 하나씩 따는 절단 수확이 가능해 한 번 심으면 오래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퍼플 완두콩, 수직 공간을 보라색으로 채운다

퍼플 완두콩은 꼬투리 전체가 짙은 보라색을 띠는 덩굴성 채소로, 좁은 공간에서도 수직으로 키울 수 있어 소형 텃밭에 특히 어울린다. 안토시아닌이 풍부해 색이 선명하고, 꼬투리 길이는 6-9cm 범위로 수확량도 준수하다.
덩굴성이기 때문에 지지대나 격자망이 반드시 필요한데, 이 구조물 자체가 정원의 입체감을 만들어주는 조형 요소가 되기도 한다. 4-6월 야외 파종이 적합하며, 꼬투리가 보라색에서 초록색으로 변하기 전에 수확하면 색도 맛도 가장 좋다.
말라바시금치와 아티초크, 여름과 기다림의 채소

여름 텃밭이 비어 보인다면 말라바시금치가 답이다. 시금치와 이름이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종(Basella alba)으로, 고온에 강하게 적응한 덩굴성 엽채류다. 보라빛 열매가 달리고 잎이 두껍고 윤기 있어 관상 가치가 높으며, 퍼플 완두콩처럼 수직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반면 아티초크는 긴 호흡이 필요한 식물이다.
국화과 다년생으로, 거대한 은빛 잎이 이미 그 자체로 경관이 되는데, 식용 부위인 미개화 꽃봉오리는 심은 다음 해부터 수확할 수 있다. 내한성이 약해 국내에서는 남부 지역이나 온화한 환경에 적합하다.

에디멘털 텃밭의 진짜 매력은 꾸밈과 수확을 분리하지 않아도 된다는 데 있다. 보기 위해 심은 것이 밥상에 오르고, 먹으려고 심은 것이 정원을 채운다.
첫 시도라면 재배가 쉬운 근대나 퍼플 완두콩 하나부터 시작하는 걸 권한다. 화분 하나만으로도 텃밭의 인상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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