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두었다가 서랍 한켠에 방치된 손소독제가 있다면 바로 버리지 않아도 된다. 유통기한이 지난 손소독제는 살균제로는 쓸 수 없지만, 청소 도구로는 여전히 쓸모가 있다.
손소독제의 주성분은 에탄올이다. 식약처 기준에 따르면 살균 효과가 인정되는 에탄올 농도는 60-80% 이상인데, 개봉 후 알코올이 휘발되면서 농도가 낮아지면 살균 효력이 떨어진다.
살균 목적으로는 쓸 수 없지만, 에탄올 특유의 유지류 용해력과 빠른 증발성은 농도가 다소 낮아져도 유지된다. 문제는 어디에, 어떻게 쓰느냐다.
에탄올이 기름때를 녹이는 원리

에탄올은 비극성 유기용매다. 기름때와 구조적으로 유사한 성질이 있어 유지류를 용해시키는데, 이것이 주방 후드나 냉장고 외부의 찌든 기름 얼룩, 거울의 화장품 유분 자국을 닦아내는 원리다.
끓는점이 78.4°C로 낮아 상온에서도 빠르게 증발하기 때문에 닦고 난 뒤 자국이 남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다만 손소독제에는 보습제와 향료 같은 첨가물이 들어 있어 완전히 증발하지 않을 수 있다.
마른 천으로 한 번 더 닦아 마무리하는 게 좋은 이유다. 욕실 수전처럼 물때가 낀 표면에는 효과가 제한적인데, 물때의 주성분인 탄산칼슘은 무기물이라 에탄올로는 잘 녹지 않는다. 이 경우엔 구연산이나 식초가 더 적합하다.
스티커 자국과 인덕션 청소에도 쓸 수 있다

스티커를 뗀 자리에 남은 끈적한 접착제 자국은 에탄올로 제거하기에 적합한 오염이다. 아크릴계·고무계 접착제를 용해하는 특성이 있어, 자국에 손소독제를 도포하고 수 분 기다렸다가 닦으면 깔끔하게 지워진다.
인덕션 상판도 기름 얼룩 제거에 활용할 수 있는데, 반드시 전원을 끄고 표면이 완전히 식은 상태에서 써야 한다. 에탄올 인화점이 13°C로 낮아 고온 표면에 접촉하면 인화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소재 확인도 중요한데, ABS 플라스틱·아크릴·래커 도장면·천연가죽 등은 에탄올에 변색되거나 손상될 수 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작은 부위에 먼저 테스트해보는 게 안전하다.
다 쓰고 남은 양은 어떻게 버릴까

청소에 활용한 뒤에도 남은 손소독제는 처리 방법을 알아두는 게 좋다. 알코올 함유 제품은 인화성 물질로 분류되어 하수구에 대량으로 버리면 안 된다. 소량씩 환기가 잘 되는 공간에서 증발시키거나, 양이 많다면 지정 폐기물로 처리하는 것이 원칙이다.
버리기 아깝고 그냥 두기도 애매한 손소독제를 청소에 쓰는 건 자원 활용 측면에서도 합리적이다. 단, 살균 효력이 있는 제품과 혼동하지 않도록 용도 전환 후에는 별도로 표시해두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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