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선크림을 주방으로 가져가 보세요”… ‘여기’에 발랐더니 주방에 광택이 납니다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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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이 지난 선크림의 오일 성분을 활용하면 스테인리스의 기름때나 가위날의 끈끈이를 말끔히 제거할 수 있습니다. 소재별 주의사항만 확인하면 버려지는 제품으로 주방 곳곳의 광택을 되살리는 훌륭한 살림 도구가 됩니다.

수전
선크림으로 닦는 스테인리스 수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여름이 지나면 선크림이 반쯤 남은 채로 유통기한을 넘기는 경우가 많다. 피부에 바르기는 꺼려지지만 버리기도 아깝다. 막상 성분을 들여다보면 이미 집에서 청소용으로 활용할 여지가 있다.

선크림은 오일과 물, 계면활성제를 유화시킨 에멀전 구조다. 이 오일 성분이 핵심인데, 유성 오염은 물보다 오일과 더 잘 섞이기 때문에 기름기 있는 때나 끈끈이를 풀어내는 데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다만 어느 소재에나 쓸 수 있는 만능 세정제는 아니다. 재질에 따라 얼룩이나 변색이 생길 수 있어 용도를 가려 써야 한다.

스테인리스·유리에 남은 스티커 자국과 기름때

스티커 자국
선크림으로 지우는 유리병 스티커 자국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스테인리스 수전이나 싱크대, 유리병에 남은 테이프 자국은 선크림으로 제거할 수 있다. 마른 천에 소량을 덜어 오염 부위를 원형으로 부드럽게 문지르면 유분이 끈끈이와 섞이면서 표면에서 떨어진다.

가스레인지 주변 기름때도 같은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다. 작업 후에는 주방세제로 한 번 더 닦아야 선크림 잔사가 남지 않는다.

수전 표면에 유분막이 생기면서 광택이 일시적으로 살아나는 효과도 있다. 다만 이것은 유분에 의한 반짝임으로, 표면을 보호하거나 부식을 방지하는 기능과는 다르다. 장기 보호가 목적이라면 전용 스테인리스 클리너를 쓰는 편이 낫다.

가위날 끈끈이 제거와 벽지 낙서

가위
선크림으로 닦는 가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테이프를 많이 쓰는 가위는 날에 끈끈이가 쌓이기 쉽다. 선크림을 날 외곽에 소량 바르고 수 분 뒤 키친타월로 닦아내면 유분이 점착 성분을 풀어내면서 제거된다.

이후 물과 세제로 잔사를 씻어내는 것이 중요한데, 선크림을 그대로 두면 점성이 남아 오히려 먼지가 달라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윤활제 역할로 상시 바르는 방식은 적합하지 않다.

유성 색연필로 생긴 벽지 낙서에도 시도해볼 수 있다. 다만 벽지 재질과 인쇄 상태에 따라 오히려 번지거나 광택 차이가 생길 수 있어, 눈에 잘 띄지 않는 모서리에 먼저 테스트한 뒤 사용하는 게 안전하다.

쓰면 안 되는 곳과 주의사항

원목
코팅되지 않은 원목 책상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코팅되지 않은 원목과 천연 대리석에는 절대 쓰지 않아야 한다. 오일과 색소를 흡수하는 재질이어서 진한 얼룩이 남거나 색이 변할 수 있다. 가죽 제품도 마찬가지다.

선크림에는 자외선 필터·향료·색소 등 여러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가죽 종류와 마감에 따라 변색이나 얼룩이 생길 수 있으니, 전용 가죽 크림을 쓰는 편이 안전하다.

식기
식기 / 게티이미지뱅크

식기나 조리 도구 내부에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선크림은 식용이 아니므로 음식과 닿는 부분에 잔여물이 남으면 안 된다. 또한 선크림에는 소독 기능이 없다.

오염을 유분으로 떼어내는 세정 역할만 하기 때문에, 수도꼭지나 손잡이처럼 위생이 중요한 곳은 청소 후 별도로 소독제를 사용해야 한다.

유통기한이 많이 지나 냄새가 달라졌거나 성분이 분리된 제품은 아이 장난감이나 반려동물 용품에는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선크림을 청소에 활용하는 원리는 간단하다. 오일로 유성 오염을 풀어낸 뒤 닦아내는 것이다. 비싼 세정제가 아니라 이미 가진 것을 한 번 더 쓰는 발상의 전환이다.

소재를 가리지 않고 쓰면 오히려 얼룩을 만들 수 있다. 스테인리스, 유리, 가위날처럼 화학적으로 안정된 소재에서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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