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뜨거운 채로 바로 넣지 마세요…냉동실 온도 믿었다가 세균 폭발 합니다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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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은 세균 제거 아닌 억제, 안전 착각 주의
뜨거운 음식 바로 냉동, 온도 상승·오염 유발

냉동 음식
냉동고에 보관된 음식 / 게티이미지뱅크

냉동실에 넣으면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냉동은 세균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활동을 멈추는 것에 가깝다. 리스테리아균은 연구 환경에서 -20℃ 이하에서 수개월간 생존이 확인됐고, 곰팡이 포자 역시 냉동 온도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가정용 냉동실 표준 온도인 -18℃는 세균 증식을 억제할 뿐, 이미 오염된 식품을 안전하게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진짜 위험은 냉동 자체가 아니라 해동과 재냉동 과정에서 생긴다. 세균이 빠르게 증식하는 위험온도대는 약 5-60℃인데, 식품이 이 구간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위험이 커진다.

뜨거운 음식을 바로 냉동하면 생기는 일

냉동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조리 직후 뜨거운 상태로 냉동실에 넣으면 두 가지 문제가 생긴다. 우선 냉동실 내부 온도가 일시적으로 올라가면서 주변에 보관 중이던 식품이 부분적으로 해동될 수 있다. 게다가 냉동고에 과도한 부하가 걸려 성에가 빨리 끼거나 기기 효율이 떨어지기도 한다.

식품 안전 기관들은 조리 후 가능한 한 빨리, 늦어도 2시간 이내에 냉장이나 냉동에 넣도록 권장한다. 다만 너무 뜨거운 상태라면 한김 식혀서 넣는 것이 냉동고와 주변 식품 모두에 낫다.

실온 방치 시간이 길어질수록 위험온도대 노출 시간이 늘어나기 때문에, 식히는 것과 빨리 넣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핵심이다.

고기·생선 포장과 냉동실 적재, 이렇게 해야 한다

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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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류와 생선은 포장 상태가 중요하다. 비닐 한 겹이나 무포장 상태로 냉동하면 핏물과 육즙이 냉동실 바닥에 흘러 다른 식품을 오염시킬 수 있다.

냉동 전에 종이타월로 핏물을 제거하고, 랩이나 지퍼백으로 공기를 최대한 빼 밀봉한 뒤 포장일을 표시해두는 것이 좋다. 한 번에 다 쓸 양만큼 소분해두면 반복 해동을 피할 수 있다.

냉동실 적재도 온도 유지에 영향을 준다. 약 70-80% 채운 상태가 냉기를 고르게 유지하는 데 가장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통풍구와 냉각 코일 주변을 막을 정도로 빽빽하게 채우면 공기 순환이 떨어져 온도 불균일이 생길 수 있다. 반대로 너무 비어 있는 냉동고는 문을 열 때마다 온도 변화가 크다.

음식물 쓰레기 냉동 보관, 어떻게 봐야 하나

음식물쓰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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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나 벌레를 막으려고 음식물 쓰레기를 잠깐 냉동하는 경우가 있다. 단기간 임시 보관은 위생적으로 가능하지만, 식품과 같은 공간에 장기간 두는 것은 냄새 오염과 교차오염 위험이 있어 권장하지 않는다.

냉동 온도에서도 포자형 세균과 곰팡이는 살아남기 때문에, 식품 보관 공간을 쓰레기와 함께 쓰는 것은 관리 측면에서도 좋지 않다.

냉동실을 청결하게 유지하려면 정기적으로 성에를 제거하고, 포장이 찢어지거나 손상된 식품은 즉시 재포장해두는 것이 기본이다.

냉동 보관의 핵심은 얼리는 것이 아니라, 해동과 재냉동이 일어나지 않도록 온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있다. 포장 하나, 적재 방식 하나가 냉동실 속 식품의 안전을 다르게 만든다. 오늘 냉동실을 한 번 열어보는 것만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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