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파나 아보카도를 사면 어김없이 따라오는 과일망, 대부분 바로 버린다. 망이 뭔가에 쓸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막상 어디에 써야 할지 몰라 그냥 쓰레기통으로 향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망이 부엌과 욕실에서 꽤 쓸 만한 도구가 된다.
과일망은 크게 두 종류다. 뽁뽁이처럼 푹신한 발포 폴리에틸렌(EPE) 소재와 그물망 형태의 폴리에스터 망사인데, 소재에 따라 잘 맞는 용도가 달라진다.
EPE 망은 완충성이 좋아 쿠션이 필요한 곳에 적합하고, 폴리에스터 망사는 마찰력과 통기성이 필요한 곳에 제 역할을 한다. 어떤 과일망인지 먼저 확인하고 용도를 정하는 게 핵심이다.
기름병 받침으로 찬장 오염 막기

올리브유나 참기름 병 아래에 과일망을 깔아두면 병목에서 흘러내린 기름이 찬장 바닥에 직접 닿는 것을 막아준다.
망이 기름을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바닥과의 직접 접촉을 차단하는 방식인데, 한번 끈적하게 굳은 기름 자국은 닦아내기가 꽤 번거롭다는 점을 생각하면 충분히 값어치를 한다.
오염되면 그냥 버리면 되니 관리도 간편하다. 유리컵이나 도자기 아래에 깔아두는 용도로도 쓸 수 있는데, EPE 망의 완충성 덕분에 선반 스크래치 없이 보관할 수 있다. 특히 캠핑이나 이사처럼 유리 식기를 옮겨야 할 때 임시 완충재로 활용하면 따로 에어캡을 구입할 필요가 없다.
초벌 설거지용 간이 수세미 만들기

폴리에스터 망사 재질의 과일망이라면 돌돌 말아 고무줄로 고정하는 것만으로 간이 수세미가 된다. 그물 구조가 만들어내는 마찰력으로 기름기와 물때를 물리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데, 스테인리스나 유리보다 경도가 낮은 소재라 스크래치 걱정도 없다.
싱크대 배수구 주변이나 냄비 겉면처럼 전용 수세미를 쓰기 애매한 부위의 초벌 청소에 특히 유용하다. 다만 1~2회 사용 후 바로 버리는 게 좋은데, 세균이 빠르게 번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팅 프라이팬에는 망사 마찰이 코팅을 손상시킬 수 있으므로 쓰지 않는 게 맞다.
비누 받침·욕실 청소 도구로 활용하기

비누 받침으로 쓰면 비누 밑면이 공기와 닿아 빨리 마르는데, 이것만으로도 비누가 녹아내리거나 곰팡이가 생기는 것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기존 비누 받침에 물이 고여 끈적해진 경험이 있다면 과일망으로 바꿔두는 것만으로 차이가 난다. 고체 비누를 과일망에 통째로 넣고 입구를 묶으면 욕조나 벽면 청소 도구로도 쓸 수 있다.
망이 마찰력을 더해줘 비누만 들고 문지르는 것보다 때가 잘 지워지고, 아크릴이나 FRP 욕조 표면에 스크래치도 남기지 않는다. 사용 후에는 물기를 털어 건조 보관해야 비누 소모를 줄일 수 있다.
과일망 재활용의 핵심은 소재 파악에 있다. 같은 망처럼 보여도 EPE와 폴리에스터 망사는 적합한 용도가 달라서, 소재를 모르고 쓰면 기대한 효과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
다 쓴 과일망은 기름이나 오염물이 묻었다면 일반쓰레기로, 깨끗한 EPE 망은 비닐류로 분리배출하면 된다. 버리기 전 한 번만 더 쓰는 습관이 생활 쓰레기를 조금씩 줄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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