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더운 여름이 되면 냉동실 얼음 사용량이 부쩍 늘어난다. 아이들 물통에 넣거나 아이스 커피 한 잔을 만들 때 아무 생각 없이 집어 드는 그 얼음이 사실 철저한 위생 관리가 필요한 식품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커피 전문점 제빙기에서도 세균수·대장균군이 기준을 초과한 사례가 보고된 만큼, 가정 냉동실이라고 안심할 수는 없는 셈이다.
얼음은 음료와 물에 직접 닿아 입으로 들어가는 식품으로 분류된다. 일반 식재료와 동일한 수준의 위생 관리가 요구되지만, 차갑게 얼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안전하다고 여기기 쉽다.
리스테리아균과 노로바이러스 같은 위험한 병원체가 냉동 상태에서도 살아남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인식은 바뀌어야 한다.
냉동 온도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병원체

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제네스는 영하 20℃에서도 장기간 생존할 수 있는 균이다. 냉동 상태에서는 증식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지만, 얼음이 녹아 0~45℃ 범위에 접어들면 활발하게 늘어나기 시작한다.
노로바이러스 역시 저온·냉동 상태에서 장기간 높은 생존율을 유지하며, 오염된 얼음이 장기간 감염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얼음을 차갑다는 이유만으로 미생물 위험에서 자유롭다고 보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다.
냄새 배임과 교차 오염, 보관부터 주의해야

냉동실에서 김치, 생선, 고기 같은 냄새가 강한 음식과 얼음을 함께 두면 두 가지 문제가 생긴다. 휘발성 냄새 성분이 얼음에 흡착돼 음료 맛이 달라지고, 생식품에서 미생물이 전이되는 교차 오염 위험도 커진다.
얼음을 꺼낼 때는 손으로 직접 만지지 말고 집게나 전용 스푼을 써야 하며, 아무리 신선하게 만든 얼음이라도 가정용 냉동실 기준 약 1~2주 안에 소비하고 새로 얼리는 것이 위생 측면에서 권장된다.
얼음틀 세척과 냄새 제거 요령

얼음틀은 사용 후 흐르는 물로 세척하고 수분이 남지 않도록 완전히 건조한 뒤 보관해야 곰팡이와 세균 증식을 줄일 수 있다.
냄새나 얼룩이 생겼다면 쌀뜨물에 약 1시간 담가두는 방법이 생활 팁으로 알려져 있으며, 굵은 소금으로 문지르면 소금 결정의 마찰로 묵은 때를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식초를 붓고 20분 후 헹구는 방법도 식초의 약한 살균 효과를 활용한 요령으로 소개된다.
얼음을 더 빨리 얼리는 방법

가정용 냉동실에서 소형 트레이의 물이 완전히 얼기까지는 평균 약 3~4시간이 걸린다. 미니 얼음틀을 쓰거나 트레이에 물을 적게 채워 작고 얇게 얼리면 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냉동실 급속냉동 기능을 켜거나 내부 공간을 넓게 유지해 냉기가 고르게 돌도록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뜨거운 물이 차가운 물보다 빨리 얼 수 있다는 음펨바 효과도 알려져 있으나, 이는 실험 조건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현상으로 학계에서 논쟁이 있어 항상 성립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뜨거운 물을 사용할 경우에는 환경호르몬 우려가 적은 실리콘 재질 트레이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름철 얼음은 단순한 음료 재료가 아니라, 매일 몸속으로 들어가는 식품이다. 차갑다는 이유로 위생 사각지대가 되기 쉬운 냉동실 얼음을 신선 식재료와 같은 눈높이로 바라볼 때 진짜 건강한 여름이 시작된다.
더위가 절정에 달하는 지금이야말로 냉동실 얼음틀을 한 번 들여다볼 적기다. 세척과 건조, 올바른 보관 습관 하나가 가족의 여름 건강을 좌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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