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성탄·철가루가 만든 탈취·제습 효과

추운 겨울 손을 녹혀준 핫팩, 식으면 그냥 버리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다 쓴 핫팩은 사실 냉장고와 신발장의 냄새와 습기를 제거하는 훌륭한 재활용 자원이다.
많은 사람이 핫팩을 일회용품으로만 여기지만, 내부의 활성탄과 철가루는 열을 내는 기능을 다한 후에도 여전히 강력한 흡착력을 유지한다.
활성탄은 미세한 구멍이 많은 탄소 덩어리로 공기 중 악취 입자를 빨아들이고, 산화 반응이 끝난 철가루와 겔 성분은 주변 수분을 흡수해 제습제 역할을 한다.
즉, 핫팩은 식은 순간부터 탈취제와 제습제로 변신하는 셈이다. 김치 냄새와 생선 비린내가 섞이는 냉장고는 물론 신발장과 옷장까지, 핫팩 하나로 해결할 수 있다. 다 쓴 핫팩의 숨겨진 활용법을 살펴봤다.
냉장고 구석에 두면 김치 냄새가 사라진다

냉장고는 김치, 생선, 반찬 등 냄새가 강한 음식이 뒤섞여 불쾌한 냄새가 생기기 쉽다. 이때 완전히 식은 핫팩 1~2개를 냉장고 구석에 비치하면 음식물 냄새를 흡착하고 내부 습도까지 조절하여 쾌적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
핫팩 속 활성탄의 미세 구멍은 냄새 입자를 잡아두는 흡착제 역할을 하는데, 이는 시중의 냉장고 탈취제와 동일한 원리다.
다만 반드시 완전히 식은 상태에서 넣어야 한다. 열기가 남아 있으면 냉장고 내부 온도가 올라가 냉장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위생을 위해 음식물과 직접 닿지 않도록 배치하는 게 좋다.
핫팩 겉면이 더러워질 수 있으므로 얇은 천 주머니에 넣어두면 더욱 위생적이다. 이렇게 사용하면 냉장고 탈취제를 따로 구매할 필요 없이 2~3주간 냄새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습기 잡는 만능 제습제

냉장고 외에도 핫팩은 냄새와 습기가 고이기 쉬운 밀폐 공간에서 동일한 효과를 낸다. 신발장에 넣으면 발 냄새를 제거하고, 옷장에 두면 습기를 빨아들여 곰팡이 발생을 막아준다.
차량 내부에 비치하면 겨울철 창문 김 서림도 줄일 수 있다. 핫팩 속 철가루와 겔 성분이 주변 수분을 흡수하면서 제습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효과를 유지하려면 흡착력이 약해지는 23주 간격으로 새 핫팩으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 시중 제습제는 한 개에 10002000원인 반면, 다 쓴 핫팩은 무료로 활용할 수 있으니 경제적이다.
다만 겉봉투가 찢어지거나 구멍 난 핫팩은 내용물이 새어 나와 식재료나 옷을 오염시킬 수 있으므로 절대 재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알코올이나 향이 강한 방향제와 함께 두면 냄새가 섞이거나 예기치 않은 화학 반응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폐기 시 주의사항

재활용 기간인 2~3주가 지난 핫팩은 적절한 절차에 따라 폐기해야 한다. 핫팩은 재활용이 불가능한 복합 재질이므로 일반 쓰레기, 즉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한다.
일부 사람들은 핫팩 내용물을 화분 거름으로 주는데,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핫팩 속 화학 물질이 토양을 산성으로 만들어 식물을 고사시킬 수 있으므로 절대 뜯어서 뿌리면 안 된다.
만약 핫팩이 터졌다면 내용물이 흩날려 호흡기에 들어가지 않도록 비닐봉지에 한 번 더 밀봉하여 버리는 것이 안전하다.
다 쓴 핫팩은 냉장고와 신발장에서 2~3주간 탈취·제습 효과를 누린 후 일반 쓰레기로 버리면 된다. 겨울철 손을 녹혀준 핫팩을 버리기 전 냉장고에 한 번만 넣어보면 탈취제 값을 아끼고 쾌적한 환경까지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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