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칫솔은 보통 3개월마다 교체하라고 하는데, 막상 버리려고 보면 솔이 멀쩡해 보여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서랍에 넣어두면 그냥 쌓이기만 한다.
그런데 다 쓴 칫솔은 오히려 새 칫솔보다 청소 도구로 더 쓸모 있는 경우가 많다. 솔이 적당히 벌어지고 유연해진 상태가 좁은 틈새를 파고들기에 딱 맞기 때문이다.
낡은 칫솔이 청소에 더 잘 맞는 이유

새 칫솔은 솔이 빳빳하게 정렬돼 있어 치아 표면을 닦는 데는 최적이지만, 틈새 청소에는 오히려 불편하다. 반면 오래 쓴 칫솔은 솔이 자연스럽게 벌어지고 유연해진 상태여서 배수구 틈이나 타일 줄눈, 싱크대 고무패킹처럼 좁고 깊은 곳을 파고드는 데 훨씬 적합하다.
게다가 솔이 살짝 퍼져 있으면 접촉 면적이 넓어져 세척력도 올라간다. 버리기 직전의 칫솔이 청소 도구로는 오히려 전성기인 셈이다.
가위로 단차를 줘서 청소력을 높이는 법

그냥 써도 되지만, 칫솔모를 조금만 손보면 청소 효과가 확연히 달라진다. 칫솔 앞쪽 솔은 짧게, 뒤쪽 솔은 길게 단차를 두어 가위로 자르면 두 가지 기능을 동시에 갖춘 청소 도구가 된다.
짧게 자른 부분은 빳빳해져 타일 줄눈이나 배수구의 찌든 때를 밀어내는 데 효과적이고, 긴 부분은 유연하게 휘어 좁은 틈 안쪽의 잔여물을 쓸어내는 역할을 한다.
창틀 홈이나 수도꼭지 주변처럼 형태가 복잡한 곳일수록 이 단차 효과가 두드러진다. 소량의 세제를 묻혀 문지르면 찌든 때가 더 잘 풀리는데, 솔의 탄력이 살아 있어 세척 효과를 높여준다.
라이터로 구부리면 닿지 않던 곳까지 닦인다

칫솔 목 부분을 라이터로 살짝 가열하면 원하는 각도로 구부릴 수 있는데, 이렇게 변형하면 청소할 수 있는 범위가 크게 넓어진다.
변기 안쪽 굴곡진 부분이나 깊은 물병 바닥처럼 일반 칫솔로는 각도가 맞지 않아 닦기 어려운 곳에 효과적이다. 가열할 때는 불꽃을 직접 대지 않고 열기로 천천히 부드럽게 만든 뒤 원하는 각도로 잡아주면 되고, 굳기 전에 모양을 잡아야 하므로 빠르게 작업하는 게 중요하다.
구부린 각도는 청소할 부위에 따라 달리 잡으면 되는데, 약 45도 정도면 대부분의 구석 청소에 무난하게 쓸 수 있다.
소독 먼저, 건식 청소도 따로 챙기기

재활용 전에는 반드시 소독 과정을 거쳐야 한다. 끓는 물에 5분 담그거나, 베이킹소다와 식초를 희석한 물에 10분 넣어두면 위생적으로 쓸 수 있는 상태가 된다. 바로 쓰면 입 안에 있던 세균이 청소 과정에서 이곳저곳에 퍼질 수 있기 때문에 이 단계는 건너뛰지 않는 게 좋다.
또한 키보드, 환풍구, 방충망처럼 물을 쓰면 안 되는 곳의 먼지를 털 때는 완전히 건조된 상태의 칫솔을 써야 한다. 물기가 남아 있으면 먼지가 달라붙어 오히려 더 지저분해지기 때문이다. 용도에 따라 물청소용과 건식 청소용을 따로 구분해두면 훨씬 편하게 활용할 수 있다.
다 쓴 칫솔의 가치는 버리기 전 마지막 3분에 결정된다. 가위로 솔을 다듬는 것만으로도 욕실 한 켤레짜리 청소 도구가 생긴다. 서랍 속 묵은 칫솔, 오늘 꺼내 소독부터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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