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마다 에어컨을 켜면 처음 몇 분간 퀴퀴한 냄새가 난다. 필터만 청소하면 괜찮아지겠거니 싶지만, 다음 해 여름에도 똑같이 반복된다. 냄새의 출처는 필터 너머에 있다.
한국소비자원 시험 결과에 따르면 에어컨을 켠 뒤 처음 3분 동안 배출되는 곰팡이 양이 60분 전체의 약 70%에 달한다. 이 시간대에 맞춰 창문을 여는 것만으로도 포자 흡입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문제는 내부 청소를 제때 하지 않으면 냄새가 해마다 더 심해진다는 점이다.
에어컨 내부에 곰팡이가 사는 이유

에어컨이 가동되는 동안 냉각핀 표면에는 응축수가 맺힌다. 이 수분이 전원을 끈 뒤에도 어둡고 밀폐된 내부에 잔류하는데, 외부에서 유입된 먼지 속 유기물이 쌓이면 곰팡이가 번식하기 좋은 조건이 갖춰진다. 필터는 그 먼지를 최전선에서 받아내는 구조여서 가장 먼저 오염된다.
냉방 기기에서 번식할 수 있는 세균으로 레지오넬라균이 자주 언급되는데, 실제 주 서식지는 가정용 에어컨보다 대형 건물 냉각탑의 냉각수다. 가정에서는 응축수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을 때 세균 오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정기 청소가 중요하다.
필터와 냉각핀 청소하는 방법

필터는 여름 집중 사용 기간 중 2주에 한 번 청소하는 것이 기본이다. 반려동물이 있거나 사용 시간이 긴 가정이라면 1주에 한 번으로 주기를 줄이는 게 좋다.
청소 순서는 간단한데, 먼저 진공청소기나 브러시로 큰 먼지를 제거한 뒤 베이킹소다나 중성세제를 녹인 물에 30분 담갔다가 헹군다.
마지막으로 물 1L에 식초 1스푼을 섞은 액으로 닦아내면 곰팡이 포자 재증식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세척 후에는 직사광선을 피해 그늘에서 완전히 건조해야 한다.

냉각핀은 반드시 전원 코드를 뽑은 뒤 작업해야 한다. 전용 세정제를 분무한 다음 칫솔이나 솔로 핀의 결 방향을 따라 닦는 게 핵심이다.
결을 가로질러 문지르면 얇은 핀이 꺾여 냉방 효율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오염이 심하다면 전문 분해 청소를 의뢰하는 편이 낫다.
에어컨 끄는 방법도 청결에 영향을 준다

청소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사용 후 내부 건조다. 냉방을 끄기 전에 송풍 모드로 전환해 내부 수분을 날려야 하는데, 평소에는 10-30분이면 충분하다.
다만 습한 날이나 오래 가동한 뒤에는 30분 이상 유지하는 게 좋다. LG전자 공식 가이드에서도 30분 건조를 권장하고 있다.
최신 에어컨에는 냉방 종료 후 히터로 내부를 자동 건조하는 기능이 탑재된 제품도 있어, 해당 기능이 있다면 적극 활용하는 게 편하다.

온도 설정도 건강과 직결된다. 냉방병 예방을 위해 실내외 온도 차를 5℃ 이내로 유지하는 것이 전문가 권고 기준이다. 에너지관리공단의 여름철 적정 실내 온도는 26℃로, 이 범위를 지키면 냉방 효율과 건강 두 가지를 동시에 챙길 수 있다.
에어컨 냄새는 관리를 미룬 시간이 쌓인 결과다. 내부 건조 없이 전원을 끄는 습관이 반복되면 한 철 지나지 않아 곰팡이 환경이 만들어진다.
2주 1회 필터 청소와 사용 후 송풍 건조, 처음 켤 때 3분 환기. 이 세 가지 루틴만 지켜도 다음 여름 에어컨을 켤 때의 불쾌한 첫 냄새는 상당히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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