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치고 냄새나는 이유 있었다…세탁 전문가가 밝힌 ‘진짜 이불 빨래법’

by 김혜은 기자

댓글 0개

입력

세제는 ‘소량’ 헹굼은 ‘추가’ 이불 충전재 지키는 세탁 설정

이불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두꺼운 이불 세탁 시 충전재가 뭉치고 세제가 남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는 세탁기 용량 대비 이불의 부피가 과도하거나 잘못된 투입 방식으로 인해 발생한다.

세탁물의 무게중심이 무너지고 물의 순환이 막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세탁 전 용량 확인과 올바른 건조 과정이 이불 수명을 좌우한다고 강조한다.

세탁기 용량 확인과 ‘허그 방식’ 투입

이불 세탁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세탁조 용량의 4분의 3 이상을 채우지 않는 것이 이불 세탁의 기본 원칙이다. 좁은 공간에 퀸이나 킹 사이즈 이불을 억지로 밀어 넣으면 세탁 효율이 급격히 저하된다. 세제가 충분히 희석될 공간이 부족해 얼룩이 남고, 헹굼 물이 충전재 깊숙이 침투하지 못한다.

이는 피부 자극이나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세탁기 용량이 이불 부피를 감당하지 못하면 과감히 대형 세탁기가 있는 코인세탁소를 이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투입 방식도 중요하다. 이불을 구겨 넣는 대신, 길게 세로로 접은 뒤 3등분하여 세탁조를 감싸 안듯 ‘허그(Hug) 방식’으로 말아 넣어야 한다.

이는 세탁조의 회전축과 이불의 무게중심을 맞춰 탈수 시 안정성을 높인다. 한쪽으로 무게가 쏠리는 현상을 방지해 세탁기가 심하게 덜컹거리거나 원단이 찢어지는 문제를 예방한다.

세제 선택과 ‘이불 모드’ 설정의 중요성

이불 세탁 모드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세탁 설정은 일반 코스 대신 ‘이불/대용량 코스’를 선택해야 한다. 이 모드는 무거운 세탁물을 효과적으로 헹구기 위해 더 많은 물을 사용하고, 충전재 손상을 최소화하는 맞춤형 회전 방식을 제공한다.

특히 헹굼 시 더 강력한 물살로 섬유 속 세제 찌꺼기를 빼내는 데 특화되어 있다. 뜨거운 물과 강한 알칼리성 세제는 이불의 촉감을 뻣뻣하게 만들고 원단을 손상시킬 수 있다.

반드시 찬물이나 미지근한 물을 사용하고, 세제는 중성세제를 소량만 사용해야 한다. 세제를 많이 넣는다고 세척력이 비례해 높아지지 않는다.

오히려 거품 찌꺼기가 충전재 사이에 남아 뭉침 현상을 유발하고 곰팡이의 먹이가 될 수 있다. 표준 코스보다 헹굼 횟수를 1~2회 추가 설정하는 것이 잔류 세제를 제거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건조기 사용 시 ‘꺼내 흔들기’의 과학

이불 건조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세탁 과정보다 건조가 이불의 수명을 결정하는 더 중요한 단계다. 젖은 충전재는 물의 무게와 표면장력으로 인해 서로 엉겨 붙기 쉽다. 건조기에 이불을 넣은 뒤, 약 30분 간격으로 작동을 멈추고 이불을 꺼내 사방으로 강하게 흔들어줘야 한다.

이 물리적인 충격은 뭉친 솜이나 오리털을 풀어주고, 이불 내부에 공기가 순환할 통로를 확보한다. 이 과정을 생략하면 겉감만 마르고 속은 축축한 상태로 남아 곰팡이와 악취의 원인이 된다.

덜 마른 이불을 그대로 보관하는 것은 곰팡이를 배양하는 것과 같다. 마무리는 반드시 낮은 온도의 ‘텀블 건조’나 ‘송풍 건조’를 사용해야 한다. 고온 건조는 원단을 수축시키고 충전재의 복원력을 영구적으로 손상시킨다.

전통 방식 ‘이불 털기’와 햇볕 소독의 이점

이불 터는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세탁기에 넣기 전 이불을 터는 과정은 필수적이다. 과거 어른들이 방망이로 이불을 두드리던 방식은 과학적 근거가 있다. 이불을 터는 것만으로도 섬유 속 깊숙이 박힌 먼지, 피부 각질, 집먼지진드기 사체 등 수용성 오염물질 외의 입자들을 상당 부분 제거할 수 있다.

이는 세탁 시 오염 부하를 줄여준다. 또한 세탁이 어렵다면 주기적인 환기와 햇볕 소독이 중요하다. 한 달에 한 번 강한 햇볕에 4~5시간 널어두는 것만으로도 자외선(UV)이 곰팡이와 세균을 살균하고, 이불 속 습기를 제거해 냄새를 방지한다.

이불은 과세탁을 피해야 하는 품목이다. 잦은 세탁은 충전재의 부피를 줄이고 섬유를 손상시킨다. 일상에서는 이불 커버를 활용해 세탁 주기를 관리하고, 이불 자체는 꼭 필요할 때만 세탁하는 것이 현명하다.

올바른 세탁과 건조 관리는 단순히 청결을 넘어, 이불의 수명을 연장하고 수면의 질을 높이는 건강한 습관이다.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