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해서 계속 먹었는데…” 차가운 게 자꾸 당긴다면 의심해 봐야 합니다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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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얼음 중독의 숨겨진 원인, ‘빙섭취증’과 철분 결핍의 상관관계

얼음
얼음이 가득 담긴 음료 / 푸드레시피

푹푹 찌는 7월의 무더위 속, 얼음이 가득 담긴 음료 한 잔은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반갑다. 시원한 음료를 마시는 것을 넘어, 음료를 다 마신 뒤 남은 얼음까지 오독오독 씹어 먹으며 잠시나마 더위를 잊는 것은 여름철 흔한 풍경이다.

하지만 만약 계절과 상관없이, 심지어 춥다고 느끼는 순간에도 얼음을 씹고 싶은 충동을 참기 어렵다면, 이는 단순한 습관이 아닐 수 있다. 당신의 몸이 보내는 절박한 SOS 신호, ‘빙섭취증’일 가능성이 높다.

단순 습관 넘어선 ‘빙섭취증’의 정체

얼음
얼음을 먹는 모습 / 푸드레시피

강박적으로 얼음을 찾아 씹어 먹는 증상을 의학적으로 ‘빙섭취증(Pagophagia)’이라 부른다. 이는 영양가 없는 물질을 반복적으로 섭취하는 ‘이식증(Pica)’의 한 종류로, 흔히 ‘얼음 중독’으로 알려져 있다.

단순히 시원함을 즐기는 수준을 넘어, 얼음을 먹지 않으면 불안하거나 견디기 힘든 상태에 이르는 것이 특징이다. 시원함에 대한 기호가 아니라, 특정 영양소의 결핍이 비정상적인 식욕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몸이 보내는 SOS, ‘철분 결핍’과의 연결고리

빈혈
철분 결핍성 빈혈 / 푸드레시피

빙섭취증의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는 ‘철분 결핍’이 꼽힌다. 우리 몸에 철분이 부족해지면 철분 결핍성 빈혈로 이어지기 쉬운데, 이때 혀에 염증이 생기거나 미각이 둔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환자들은 차가운 얼음을 씹는 행위가 구강 내의 불편함과 통증을 일시적으로 완화해 준다고 느낀다.

최근에는 철분 부족으로 뇌 혈류량이 감소하면서 발생하는 피로감과 인지 저하를, 얼음을 씹는 행위가 뇌로 가는 혈액 순환을 촉진시켜 순간적으로 각성 효과를 주기 때문이라는 가설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오독오독, 즐거움 뒤에 숨겨진 위험

치아 균열
치아 균열 증후군 / 푸드레시피

빙섭취증은 단순히 기이한 습관을 넘어, 신체에 직접적인 손상을 줄 수 있다. 단단한 얼음을 반복해서 씹는 행위는 치아 표면에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균열을 만든다.

이런 균열은 치아 건강을 위협하는 통로가 되어, 심한 경우 ‘치아균열증후군’으로 발전하거나 치아가 완전히 깨지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턱관절에 지속적인 부담을 주어 통증이나 턱관절 장애를 유발하기도 한다. 일부에서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얼음을 씹는다고 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위험한 대체 행위에 가깝다.

근본적인 해결책, ‘철분’을 채워라

음식
철분을 채우는 음식 / 푸드레시피

빙섭취증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원인이 되는 철분을 보충하는 것이다. 철분은 크게 동물성 식품에 풍부한 ‘헴철’과 식물성 식품에 많은 ‘비헴철’로 나뉜다. 붉은 살코기, 닭고기, 달걀, 해산물 등에 포함된 헴철은 체내 흡수율이 높은 장점이 있다.

시금치나 깻잎 같은 짙은 녹색 채소, 콩류에 풍부한 비헴철은 비타민 C와 함께 섭취할 때 흡수율이 극대화되므로, 채소 샐러드에 레몬즙을 곁들이는 식으로 식단을 구성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여름철 얼음을 즐기는 것과, 강박적으로 얼음을 갈망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만약 당신의 얼음 섭취가 조절하기 힘든 충동에 가깝다면, 이를 이상한 버릇으로 치부하고 숨기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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