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방에서 매일 쓰는 행주를 흐르는 물로 헹궈 보관한다면, 그 행주는 이미 세균 온상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 2018년 미국 미생물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한 달 사용한 행주 100개 중 49개에서 대장균·황색포도상구균 등 식중독균이 검출됐다.
WHO는 식중독 발생 원인의 약 25%가 조리 기구에서 전이된 세균이라고 밝혔다. 흐르는 물로 3회 이상 헹궈도 행주 내 세균 대부분은 그대로 잔존한다.
젖은 상태로 상온에 두면 6시간 후부터 유해 세균이 늘기 시작하며, 12시간이 지나면 세균 수가 100만 배 수준으로 급증한다. 핵심은 세균이 증식하는 조건을 만드는 습관 자체를 먼저 교정하는 데 있다.
세균 급증 부르는 세 가지 실수

가장 흔한 실수는 사용 후 행주를 젖은 채로 뭉쳐 두거나 밀폐 용기에 보관하는 것이다. 습기가 축적된 환경은 세균 번식에 최적 조건을 제공하며, 헹굼에만 의존한 보관은 세균을 키우는 것과 다름없다.
두 번째는 다용도 혼용이다. 식탁용 행주로 손, 싱크대, 조리 기구를 함께 닦으면 각 부위의 세균이 행주를 매개로 옮겨붙는다. 이를 차단하려면 식탁용·설거지용·조리대용·청소용을 색상별로 구분해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세 번째는 헹굼으로 충분하다는 오해로, 물로만 헹궈서는 섬유 깊숙이 자리잡은 균을 제거할 수 없다.
전자레인지 살균의 원리와 올바른 방법

전자레인지 살균은 물에 충분히 적신 행주를 가열해 수증기가 섬유 깊숙이 침투하면서 세균을 사멸시키는 원리다. 플로리다대 연구팀 실험에서 세균·바이러스·기생충에 오염된 행주를 전자레인지로 가열한 결과 2분 만에 세균의 99% 이상이 사멸했으며, 식품의약품안전처는 8분 이상 가열을 권장한다.
반드시 주의할 점이 있다. 마른 행주를 전자레인지에 넣으면 화재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물에 충분히 적신 후 가열해야 하며, 가열 직후 꺼낼 때는 집게를 사용해야 한다.
열탕·식초 활용법과 교체 기준

열탕 소독도 효과적이다. 식약처 기준 100도 이상 끓는 물에 30초 이상이면 열탕 소독으로 인정되며, 하루 1회 10분 이상 삶는 방식이 권장된다.
식초에 함유된 아세트산은 박테리아와 곰팡이 제거에 관여하며, 희석 식초 용액에 행주를 충분히 담갔다가 여러 번 헹구면 된다. 살균 후에는 햇빛이 드는 곳에서 건조하면 자외선의 추가 억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교체 시점도 중요하다. 생고기나 생선을 닦은 행주는 1회 사용 후 즉시 폐기하고, 색 변화나 냄새가 나타났다면 곧바로 교체하는 것이 원칙이다.

행주 위생 관리의 본질은 소독법보다 세균이 증식하는 환경 자체를 만들지 않는 습관에 있다. 자주 삶더라도 젖은 채 방치하거나 다용도로 혼용한다면 소독 효과는 금세 사라진다.
관리가 번거롭다면 여러 번 세탁 후 폐기하는 행주 타올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무엇보다 살균 후 완전히 건조시킨 뒤 공기가 잘 통하는 곳에 펼쳐 보관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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