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약 튜브 끝을 아무리 짜도 더 나오지 않는 시점이 온다. 대부분 그냥 버리지만, 튜브 안쪽에는 아직 꽤 많은 양이 남아 있다. 그리고 그 잔량에는 집 안 곳곳에 쓸 수 있는 성분이 그대로 들어 있다.
치약에는 탄산칼슘·실리카 같은 미세 연마 입자와 나트륨 라우릴 설페이트 계열의 계면활성제가 함께 들어 있다. 연마 입자가 오염물을 긁어내고 계면활성제가 기름때를 분산시키는 방식이라, 치아 착색을 제거하는 원리가 가벼운 주방·욕실 오염에도 비슷하게 작용한다.
치약이 주방·욕실 오염에 통하는 이유

치약의 연마 입자는 치아 에나멜을 기준으로 설계된 미세 입자다. 이 덕분에 수전에 하얗게 낀 가벼운 물때나 스테인리스 후드의 기름 자국처럼 표면에 붙어 있는 오염을 칫솔이나 스펀지로 문질러 제거하는 데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
특히 계면활성제가 기름 성분을 부유시켜 닦아내기 쉽게 만들어주는데, 넓은 면적의 기름때보다는 수전 꼭지나 싱크대 모서리처럼 좁고 세밀한 부위에 더 잘 맞는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다. 연마 입자는 반복해서 강하게 문지르면 스테인리스 표면에 미세 스크래치를 남길 수 있다. 무광 마감이나 코팅 처리된 수전·주방 기기에는 사용을 피하는 게 좋고, 처음 쓸 때는 눈에 잘 띄지 않는 부위에 먼저 테스트해보는 게 안전하다.
오래된 석회질 스케일처럼 두껍게 굳은 물때에는 화학적 분해가 필요하므로 구연산 등 산성 세제가 더 적합하다.
은수저·반지 변색에도 쓸 수 있지만

공기 중 황 성분과 반응해 황화은 층이 생기면서 은제품이 검게 변하는데, 치약을 면봉에 묻혀 변색 부위를 가볍게 문지른 뒤 미지근한 물로 헹구면 산화막이 어느 정도 제거된다. 연마 입자가 표면의 황화은 층을 물리적으로 긁어내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반복 사용 시 은 표면의 광택을 서서히 손상시킬 수 있어, 전문가들은 전용 은 세척제나 폴리싱 천을 권장한다. 보석이 세팅된 반지나 팔찌는 접착 부위가 마찰과 수분에 약해질 수 있으므로 치약 사용을 피하고 전문점에 맡기는 편이 낫다.
튜브를 잘라 마지막 한 번 더

튜브 중간을 가위로 잘라 펼치면 안쪽에 남은 치약을 청소에 바로 쓸 수 있다. 손가락이나 마른 칫솔로 잔량을 긁어 수전이나 싱크대 모서리에 문지른 뒤 젖은 행주로 닦아내면 마무리다.
단, 잘라둔 튜브를 오래 보관하면 남은 치약에 수분이 들어가 세균이 번식할 수 있으므로 자른 날 바로 써버리는 게 좋다.
튜브 재질은 알루미늄 라미네이트와 플라스틱 단일 소재 등으로 제품마다 다르다. 배출 전에 제품 표기나 지자체 분리배출 안내를 확인하는 게 정확하다.
치약 한 통을 끝까지 쓰는 일은 거창한 절약이 아니다. 어차피 버릴 것을 한 번 더 활용하는 것으로, 작은 수고가 주방과 욕실 청소를 동시에 해결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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