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장에 묵혀둔 ‘물파스’ 버리지 말고 ‘여기에’ 발라보세요…진작 이럴 걸 그랬네요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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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파스, 에탄올·멘톨로 생활 활용 확장
땀 얼룩·스티커 끈끈이, 물파스로 제거

물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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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장에 오래 묵어 있는 물파스, 근육통이 생길 때만 꺼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멘톨·캠퍼·살리실산메틸·에탄올로 이루어진 이 의약품이 일상 곳곳에서 뜻밖의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핵심은 에탄올과 향 성분의 조합이다. 에탄올은 기름기와 접착 성분을 녹이고, 멘톨·캠퍼 특유의 강한 향은 냄새를 일시적으로 덮거나 일부 벌레의 접근을 줄이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단, 물파스는 피부 외용 진통·소염제로 허가된 일반의약품이기 때문에 생활 활용은 어디까지나 비공식 용도임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땀 얼룩과 스티커 끈끈이를 지우는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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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셔츠 겨드랑이에 생기는 누런 얼룩은 땀과 피지, 데오드란트가 뒤섞인 단백질·지질·염분 혼합 오염이다.

물파스의 에탄올 성분이 이 기름기 오염을 녹여 세탁 효과를 높여주는데, 세탁 전에 얼룩 부위에 소량 바르고 10분 정도 방치한 뒤 일반 세탁을 하면 된다. 다만 합성섬유나 짙은 염색 원단은 탈색될 수 있으므로, 눈에 띄지 않는 부위에 먼저 테스트하는 게 좋다.

스티커를 뗀 자리에 남는 끈끈이 자국도 같은 원리로 제거할 수 있다. 면봉이나 천에 물파스를 묻혀 자국 위에 바른 뒤 1-2분 후 문지르면 접착 성분이 녹아 닦인다.

이때 플라스틱이나 코팅된 표면은 변색·광택 손상이 생길 수 있어 소재 확인이 먼저다. 택배 송장 개인정보를 지울 때도 키친타월에 물파스를 묻혀 문지르면 잉크가 번지며 지워지는데, 알코올이 인쇄 잉크를 용해하는 원리다.

벌레 기피와 냄새 마스킹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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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톨·캠퍼 같은 향 성분이 초파리나 개미의 접근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솜에 물파스를 묻혀 벌레가 자주 출몰하는 곳 근처에 두는 방식인데, 일부 식물성 정유 성분의 기피 효과는 연구로 확인되어 있으나 물파스 특정 성분의 조합·농도에 대한 정량 데이터는 부족하다.

완전한 방충 효과를 기대하기보다는 보조적 수단으로 활용하는 게 현실적이다. 벌레 문제가 심각하다면 DEET나 이카리딘처럼 기피 효과가 검증된 전용 제품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신발장이나 좁은 수납공간의 냄새에는 물파스 묻힌 솜을 잠깐 두는 방식이 쓰이기도 한다. 다만 이는 멘톨 향으로 냄새를 일시적으로 덮는 마스킹 효과이며, 악취 성분 자체를 흡착하거나 분해하지는 않는다. 냉장고에 사용할 경우 음식과 직접 닿지 않게 해야 하고, 장시간 방치는 피하는 게 좋다.

욕실 곰팡이 자국, 보조 수단으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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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 타일 표면의 작은 곰팡이 자국에 물파스를 소량 바르고 문지르면 에탄올 성분이 표면 세균과 곰팡이를 일부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타일 틈새 깊은 곳까지 침투하거나 재발을 억제하는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고, 전용 곰팡이 제거제와 효과를 같은 선상에 놓기는 어렵다. 눈에 보이는 작은 자국에 한정해 시험적으로 써보는 수준이 적절하다.

밀폐된 공간에서 사용할 때는 멘톨·캠퍼·에탄올 증기를 과다 흡입하지 않도록 환기도 신경 써야 한다. 어린이나 반려동물이 있는 가정이라면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하는 것이 원칙이다.

물파스의 진짜 가치는 용도를 확장하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이미 있는 성분을 상황에 맞게 활용하는 데 있다. 단, 의약품이라는 본질을 잊지 않고 소재 테스트와 환기를 습관화하면 약장 속 물파스가 한층 다양하게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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