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에 ‘이 스펀지’ 있다면 지금 당장 버리세요”… 실체 알고 나면 절대 못 씁니다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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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 없이 물때를 지워주는 멜라민 스펀지가 마모될 때마다 수백만 개의 미세플라스틱을 배출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환경을 위해 사용 빈도를 줄이고 생분해성 소재로 대체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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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민 스펀지 / 게티이미지뱅크

욕실 타일이나 싱크대 물때를 지울 때 멜라민 스펀지만큼 편한 도구가 없다. 물만 묻혀 문지르면 세제 없이도 깨끗이 닦이는 데다, 가격도 저렴해 주방과 욕실에 하나씩 두는 가정이 많다. 그런데 이 편리한 청소 도구가 쓸 때마다 수백만 개의 미세플라스틱을 배출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식 명칭은 멜라민 스펀지다. 멜라민-폼알데하이드 수지를 발포해 만든 소재로, 단단하고 거친 3차원 그물 구조가 사포처럼 작용해 표면 오염을 물리적으로 긁어내는 원리다. 문제는 바로 이 마모 과정에서 스펀지 자체가 미세하게 깎여 나간다는 데 있다.

1g 마모될 때마다 650만 개 섬유 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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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펀지로 닦는 욕실 타일 / 게티이미지뱅크

국제학술지 ‘환경과학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중국산 멜라민 스펀지 1g이 마모될 때 최대 650만 개의 섬유형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한다. 입자 크기는 길이 10-405㎛ 수준으로, 육안으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전 세계 소비량을 기준으로 추산하면 연간 약 4조 9천억 개의 미세플라스틱 섬유가 환경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연구팀은 중국산 멜라민 스펀지가 타이어 마모, 합성섬유 세탁과 함께 새로운 미세플라스틱 배출원 중 하나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표면이 거칠고 기공 밀도가 높은 제품일수록 마모 속도가 빠르고 배출량도 늘어난다.

배수구에서 강과 바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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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펀지 / 게티이미지뱅크

중국산 멜라민 스펀지 사용 중 나온 미세플라스틱은 물과 함께 배수구로 흘러 하수처리장으로 향한다. 처리 과정에서 일부는 걸러지지만 상당 부분은 여전히 하천과 해양으로 유출될 수 있다.

게다가 하수 처리 과정에서 슬러지에 농축된 미세플라스틱이 농지에 살포되면서 토양으로도 이동하는 경로가 있어, 오염 범위는 수계에만 그치지 않는다.

수중으로 유입된 미세플라스틱은 플랑크톤과 저서생물에 흡수되고, 먹이사슬을 거쳐 어류와 조류를 통해 인간 체내까지 축적된다.

동물·세포 실험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이 염증 반응과 세포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되고 있으나, 일상적인 노출 수준에서의 구체적인 인체 영향은 아직 연구가 진행 중이다.

배출을 줄이는 현실적인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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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민 스펀지 / 게티이미지뱅크

멜라민 스펀지 사용을 당장 완전히 중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마모량을 줄이는 방향으로 사용 습관을 바꾸는 것이 현실적이다.

힘을 과하게 주어 오래 문지르기보다 짧은 시간 가볍게 쓰고, 꼭 필요한 부분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미세플라스틱 배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도자기·유리·테프론 코팅처럼 긁힘에 민감한 표면에는 표면 손상 우려도 있어 사용을 피하는 게 좋다.

셀룰로오스 수세미나 면 행주처럼 생분해성 소재의 청소 도구를 부분적으로 대체 사용하면 멜라민 스펀지 의존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편리한 도구일수록 그 이면을 알고 쓰는 것이 중요하다. 매번 완전히 없애기는 어려워도, 조금 덜 쓰는 것만으로도 배출량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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