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에 모기 트랩 하나 놓아보세요”… 밤새 잠 설칠 일 없습니다

유독 모기에 잘 물린다면 혈액형 탓이 아닌 피부의 카복실산 농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 때문입니다. 모기를 유인하는 과학적 원리를 이해하고 생활 습관을 점검해 쾌적한 여름밤을 준비해 보세요.

모기
팔에 앉은 모기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여름밤 같은 방에 있는데 나만 유독 물리는 경험이 있다면, 혈액형 때문이라고 짐작하기 쉽다. 하지만 혈액형과 모기 선호도의 관계는 과학적 근거가 미흡하다. 모기가 특정 사람에게 몰리는 진짜 이유는 피부에서 나오는 카복실산 농도 차이에 있다.

2023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카복실산 농도가 높은 사람에게 저농도인 사람보다 모기가 최대 100배까지 더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복실산은 피부 상재균이 피지를 분해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물질로, 사람마다 피부 미생물 구성이 다르기 때문에 농도 차이가 생긴다.

모기가 표적을 고르는 방식

땀
운동 후 흘리는 땀 / 게티이미지뱅크

모기는 단일 신호가 아니라 여러 감각 정보를 복합적으로 활용해 표적을 선택한다. 이산화탄소는 최대 50m 거리에서도 감지할 수 있어 모기가 사람에게 접근하는 첫 번째 신호가 되고, 수 미터 안에 들어오면 체온과 피부 카복실산·젖산 같은 휘발성 유기물을 추가로 감지해 최종 목표를 정한다.

임산부가 모기에 더 자주 물리는 것도 같은 원리인데, 비임산부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약 21% 많아 원거리에서부터 탐지 대상이 되기 쉽다.

운동이나 음주 후에도 땀과 함께 젖산 배출이 늘어나며 이산화탄소와 복합 자극을 형성해 모기를 끌어들인다. 씻지 않은 채로 잠드는 것이 위험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집에서 만드는 모기 트랩 원리

모기 트랩
주방세제를 푼 물에 넣는 설탕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물 200ml에 설탕 1-2큰술과 주방세제 소량을 섞어 창가나 구석에 두는 DIY 트랩이 알려져 있다. 흔히 설탕물이 모기를 유인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당류 자체의 유인력은 약하다.

실제로는 설탕이 실온에서 발효되면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고, 그 이산화탄소가 모기를 끌어들이는 것이다. 효과를 높이려면 만든 직후보다 실온에서 1-2일 두어 발효를 진행시킨 뒤 사용하는 게 낫다. 트랩에 들어온 모기는 주방세제가 수면 표면장력을 낮추면서 익사한다.

다만 트랩은 어디까지나 보조 수단이다. 방충망 점검과 고인 물 제거 같은 물리적 차단이 훨씬 직접적인 예방책인데, 화분 받침대나 에어컨 배수 호스 주변처럼 병뚜껑 크기의 고인 물에서도 모기가 산란할 수 있으므로 주기적으로 비우고 닦아야 한다.

옷 색상과 생활 습관으로 줄이는 법

방충망
방충망 점검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2022년 커런트 바이올로지 연구에 따르면 이집트숲모기는 검정·빨강·주황 같은 짙은 색에 끌리고 흰색과 녹색은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국내 주요 모기인 빨간집모기에 동일하게 적용되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지만, 여름철 야외 활동 시 밝은 색 옷을 선택하는 것은 큰 부담 없이 시도해볼 수 있는 방법이다.

운동 후 빠른 샤워로 땀과 피부 냄새를 제거하고, 취침 전 방충망 상태를 확인하는 습관이 가장 현실적인 예방책이다.

모기를 완전히 피하는 방법은 없지만, 유인 신호를 줄이는 것은 가능하다. 피부 냄새와 이산화탄소가 핵심 신호라는 것을 알면, 어떤 상황에서 더 조심해야 할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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