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질 코드·온도·용도 함께 확인
일회용기 재사용, 미세플라스틱 위험

배달 음식이 늘면서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에 대한 불안도 커졌다.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환경호르몬이 나온다거나, 뜨거운 국물을 담으면 유해물질이 용출된다는 이야기가 퍼져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잘못된 사용법이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용기 자체보다 어떻게 쓰느냐가 실제 위험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이 배달·포장용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 100건을 검사한 결과, PS 재질 3건을 제외한 대부분이 용출 기준치 이내로 나왔다. 표시된 용도대로 1회 사용하는 한, 과도한 불안은 불필요한 셈이다.
일회용 배달용기가 문제가 되는 경우

배달용기는 주로 PP(폴리프로필렌)를 사용하지만, PS·PET 등 복합 재질도 많이 쓰인다. PP는 BPA가 없고 내열·내충격성이 우수해 식품 용기로 널리 사용되는데, 그렇다고 무조건 안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고온·손상·장시간 접촉 조건에서는 제조 과정에서 첨가된 산화방지제 등이 용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가장 흔한 실수는 “아깝다”는 이유로 일회용기를 반복 세척해 재사용하는 것이다. 일회용 용기는 두께·내열성·내구성 모두 1회 사용을 전제로 설계됐다.
반복 세척과 열 노출이 쌓이면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균열이 생기고, 그 틈에서 미세플라스틱이 탈락하거나 세제 성분이 끼어들 수 있다. 이 상태로 헹굼이 부족하면 잔류 세제를 음식과 함께 섭취하게 될 가능성도 생긴다.
기름기 많은 음식을 플라스틱 용기에 오래 담아두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기름 자체가 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분해하는 것은 아니지만, 고온의 기름·양념과 장시간 접촉하면 첨가제나 미세플라스틱 용출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뜨거운 국물이나 기름진 음식은 유리나 도자기 용기로 옮겨 보관하는 것이 안전하다.
재질별로 다른 사용 조건

환경부·한국환경공단은 플라스틱 재질을 PET·HDPE·PVC·LDPE·PP·PS·OTHER 7가지로 구분한다. 이 재질 코드는 용기 바닥에 숫자로 표시되어 있는데, 재질 코드만 보고 “안전하다”고 판단하면 안 된다. 허용 온도와 용도까지 함께 확인하는 게 기본이다.
HDPE(고밀도 폴리에틸렌)는 내열·내화학성이 우수해 우유병이나 세제 용기에 주로 쓰이는데, 전자레인지 사용은 “전자레인지용”으로 별도 표시된 제품에 한해서만 가능하다.
모든 HDPE 용기가 전자레인지에 안전한 것은 아니다. LDPE(저밀도 폴리에틸렌)는 비닐봉지·위생장갑 등에 쓰이며 열에 약해 고온 사용은 피해야 한다. PET·PS 재질도 열에 취약해 전자레인지에 넣으면 안 된다.
반찬통 교체 기준과 올바른 세척법

다회용 반찬통도 영구히 쓸 수 없다. 색이 바래거나 누렇게 변색됐다면 재질이 열화된 신호이므로 즉시 교체하는 게 좋다.
흠집·갈라짐, 전자레인지 사용 후 변형, 뚜껑 밀폐 불량도 교체 기준이다. 변형이 없더라도 장기간 반복 사용한 용기라면 교체를 고려하는 게 바람직하다.
세척할 때는 세제를 최소량만 쓰고 부드러운 스펀지로 닦는 게 좋은데, 과도한 마찰이 표면을 긁어 미세플라스틱 발생을 앞당기기 때문이다. 이후 미지근한 흐르는 물로 30초 이상 충분히 헹구고 완전히 건조해 보관해야 잔류 세제 문제를 줄일 수 있다.
플라스틱 용기의 안전 여부는 재질 코드 하나로 결정되지 않는다. 같은 PP 용기라도 손상 정도, 사용 온도, 보관 음식 종류에 따라 위험 수준이 달라진다.
용기 바닥의 재질 코드와 내열 온도, 전자레인지 허용 여부를 함께 확인하는 습관이 불필요한 노출을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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