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1분이면 충분하다” 세탁비 0원으로 니트 수명 두 배 늘리는 비결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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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비 0원, 집에 있는 물건으로 니트 수명 2배 늘리는 관리법

니트 보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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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끼는 니트는 몇 번만 입어도 금세 낡은 옷처럼 보일까. 그 주된 원인은 섬유 표면에 생기는 작은 뭉치인 ‘보풀’ 때문이며, 이는 값비싼 전용 제거기 없이도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

오히려 집에 있는 간단한 도구를 활용하면 옷감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효과적으로 본래의 깔끔한 모습을 되찾을 수 있다.

생활 속 도구로 보풀 즉시 제거하기

수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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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손쉽게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은 주방 수세미를 이용하는 것이다. 새 수세미의 거친 면을 활용해 니트의 결 방향을 따라 위에서 아래로 가볍게 쓸어내리면 보풀이 자연스럽게 뭉쳐져 떨어진다. 이때 과도한 힘을 주면 오히려 섬유가 상할 수 있으므로, 표면을 부드럽게 훑는다는 느낌으로 작업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 정교한 제거가 필요할 때는 일회용 면도기나 눈썹칼이 효과적이다. 니트를 평평한 곳에 잘 펼친 뒤, 보풀이 생긴 부위의 옷감을 팽팽하게 당겨 잡고 면도기를 위에서 아래로 살살 밀어준다.

눈썹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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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새 면도날은 절삭력이 좋아 힘 조절에 실패하면 원단을 자를 수 있으므로 매우 가볍게 스치듯 사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소매 끝이나 목둘레처럼 좁고 섬세한 부분은 눈썹칼을 사용하면 작은 보풀까지 안전하게 정리할 수 있다.

칫솔 역시 유용한 도구가 된다. 사용하지 않는 칫솔의 솔을 이용해 섬유 결을 따라 빗어주면 엉킨 보풀들이 풀리면서 위로 떠오른다.

이렇게 일어난 보풀은 손으로 가볍게 떼어내거나 접착력이 약한 테이프로 마무리하면 깔끔해진다. 단, 솔이 지나치게 뻣뻣한 칫솔은 오히려 니트 표면을 긁어 손상을 유발할 수 있어 부드러운 모를 가진 칫솔을 선택해야 한다.

보풀 발생의 근본적인 원인

보풀
니트 보풀 / 게티이미지뱅크

보풀은 섬유가 마찰을 겪으며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일상생활 중 가방과의 마찰, 의자와의 접촉, 팔이 스치는 움직임 등으로 인해 섬유 표면의 짧은 원사 가닥이 빠져나오게 된다. 이 가닥들이 서로 엉키고 뭉쳐지면서 작은 공 모양의 보풀로 고착되는 것이다.

소재의 특성은 보풀 발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섬유의 길이가 짧고 강도가 약한 천연 소재일수록 보풀이 쉽게 생긴다.

대표적으로 울, 캐시미어, 면과 같은 단섬유(Short-staple fiber)는 마찰에 취약하다. 반면 실크나 리오셀처럼 섬유 가닥이 길고 매끄러운 장섬유(Filament fiber)는 상대적으로 보풀 발생이 적다.

서로 다른 종류의 섬유를 섞어 만든 혼방 소재의 경우 보풀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울과 폴리에스터 혼방 니트에서는 마찰 시 상대적으로 약한 울 섬유가 먼저 끊어져 보풀을 형성한다.

이때 강도가 높은 폴리에스터 섬유가 이 보풀 덩어리를 옷감 표면에 단단히 고정하는 ‘앵커’ 역할을 해 보풀이 더 눈에 띄고 제거하기 어려워진다. 앙고라나 모헤어처럼 일부러 표면의 털을 긁어 부드러운 질감을 살린 소재는 구조적으로 보풀 발생에 더욱 취약하다.

최선의 관리는 예방, 세탁 습관 점검

니트 세탁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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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생긴 보풀을 제거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발생 자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보풀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세탁 습관을 개선하는 데 있다. 세탁 과정에서 발생하는 마찰은 보풀의 주범이기 때문이다. 니트를 세탁할 때는 반드시 옷을 뒤집어 단독 세탁망에 넣어 마찰을 줄여야 한다.

세제 선택과 세탁기 설정도 중요하다. 울 전용 중성세제를 사용하고, 세탁기 코스는 ‘울/섬세’ 모드처럼 물살이 약한 것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가능하다면 미지근한 물에 손세탁하는 것이 옷감 손상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섬유유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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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헹굼 단계에서 섬유 유연제를 소량 사용하면 정전기를 방지하고 섬유를 부드럽게 만들어 마찰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세탁 후 건조 과정 역시 보풀 생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의류 건조기는 고온과 지속적인 회전 마찰로 인해 니트의 보풀을 악화시키고 옷을 수축시킬 수 있다. 따라서 니트는 세탁 후 모양을 잘 잡아 그늘진 곳에 눕혀서 자연 건조하는 것이 원칙이다.

결론 니트 보풀은 소재의 특성과 물리적 마찰로 인해 발생하는 피할 수 없는 현상이지만, 발생 원리를 이해하면 충분히 제어할 수 있다.

값비싼 도구에 의존하기보다 생활 속 지혜를 활용해 손상 없이 제거하고, 세탁 단계부터 조금만 주의를 기울인다면 아끼는 니트를 오랫동안 새 옷처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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