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 지난 제품도 생활 곳곳에서 유용

집 안 서랍에 쓰다 만 립밤이 몇 개씩 굴러다니는 경우가 많다. 개봉한 지 오래되거나 유통기한이 지난 립밤은 입술에 바르기엔 찝찝하지만, 그렇다고 바로 버리기엔 아까운 게 사실이다.
립밤의 핵심 성분인 왁스와 오일은 윤활과 광택 기능이 뛰어나, 입술이 아닌 다른 곳에서 여전히 쓸모가 있다. 다만 변질된 제품을 피부에 직접 사용하면 자극이나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비피부 용도로 활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개봉 후 시간이 지나면 왜 문제가 될까

립밤은 입과 손에 자주 닿는 제품이라 세균 오염에 취약하다. 사용할 때마다 침이나 음식물이 묻을 수 있고, 이 과정에서 미생물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진다.
개봉 후 시간이 지날수록 방부제의 효능이 떨어지며, 제품 내부에 세균과 곰팡이가 자랄 위험이 커진다. 특히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오래 방치된 립 제품에서는 높은 수준의 세균 오염이 발견되기도 한다.
립밤 표면에 변색이나 층 분리가 생기거나, 평소와 다른 냄새가 나고 입술이 따갑다면 이미 변질된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제품을 계속 입술에 바르면 입 주변 피부염이나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 개봉 후 6개월에서 12개월 안에 사용을 마치는 것이 권장된다.
가죽 제품 광택부터 지퍼 윤활까지

입술용으로는 쓸 수 없게 된 립밤도 생활 곳곳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첫 번째로, 구두나 가죽 가방의 광택제로 쓸 수 있는데, 립밤을 마른 천에 소량 묻혀 가죽 표면을 원을 그리며 닦으면 윤기가 살아난다.
왁스와 오일 성분이 가죽에 얇은 보호막을 형성하면서 광택을 내는 원리다. 다만 너무 많이 바르면 끈적임이나 먼지 부착이 생길 수 있으므로, 눈에 띄지 않는 부분에 먼저 테스트한 뒤 사용하는 게 좋다.
두 번째는 뻑뻑해진 지퍼의 윤활제다. 면봉에 립밤을 묻혀 지퍼 이빨에 얇게 바르고 여러 번 왕복시키면, 오일 성분이 윤활유처럼 작용해 움직임이 부드러워진다.
세 번째로 스티커 자국 제거에도 효과적인데, 접착제 위에 립밤을 발라 몇 분 둔 뒤 마른 천으로 문지르면 오일이 접착제를 느슨하게 만들어 깔끔하게 제거된다.
피부 접촉은 최대한 피해야

립밤을 생활용으로 재사용할 때는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변질된 제품에는 산화된 오일, 세균, 향료, 방부제 등이 남아 있어 접촉피부염이나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상처가 있거나 예민한 피부, 점막 근처에는 절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일부에서는 새 신발의 발뒤꿈치 부분에 립밤을 발라 물집을 예방하거나, 손목에 립밤을 먼저 바르고 향수를 뿌려 향을 오래 유지하는 팁을 소개하기도 하지만, 변질된 립밤으로는 시도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이런 용도로 쓰려면 유통기한 내의 신선한 제품을 사용하거나, 아예 전용 제품을 구매하는 편이 낫다. 립밤 대신 무향 바셀린이나 전용 가죽 크림, 상업용 접착제 제거제를 쓰는 것도 얼룩이나 변색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다.
입술용 제품은 위생 관리가 핵심

립밤을 오래 안전하게 쓰려면 처음부터 위생적으로 관리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립밤을 직접 입술에 대지 말고 깨끗한 면봉이나 스패튤라에 묻혀 사용하면 오염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사용 후에는 뚜껑을 곧바로 닫아 먼지나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고, 고온이나 직사광선에 노출되지 않게 서늘한 곳에 보관해야 한다.
새 립밤을 개봉할 때는 용기 하단에 날짜를 적어두면, 나중에 사용 여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대부분의 화장품에는 개봉 후 사용기간을 나타내는 PAO 마크가 표시되어 있으니, 이를 확인하는 습관도 필요하다.
오래된 립밤을 아깝다고 계속 입술에 쓰다가는 오히려 피부 트러블을 키울 수 있다. 입술 건강은 한 번 상하면 회복이 더디고, 작은 자극에도 민감해지기 쉽다.
유통기한이 지난 립밤은 입술용으로는 과감히 폐기하되, 지퍼나 가죽처럼 피부와 무관한 곳에서 제한적으로 재사용하는 것이 현명한 절충안이다. 작은 습관 하나가 입술 건강과 생활 편의를 동시에 지키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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