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소주에 ‘이 껍질’ 넣어보세요…기름때 녹이는 천연 세정제 완성됩니다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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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소주, 천연 세정제로 변신
전자레인지 탈취·살균에도 활용

소주 레몬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명절 후 남은 소주가 냉장고에 그대로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도수가 맞지 않거나 쓴맛이 부담스러워 끝까지 마시지 못한 소주는 결국 버려지기 일쑤다. 하지만 이 남은 소주를 레몬과 섞으면 주방 기름때를 지우는 천연 세정제로 재탄생한다.

소주 속 에탄올은 기름을 녹이는 지용성 용매이고, 레몬의 구연산은 물때와 녹을 제거하는 산성 세정제 역할을 한다. 특히 가스레인지나 전자레인지처럼 기름이 튀어 눌러붙은 곳에서 화학 세제 없이도 깔끔한 세정력을 보인다.

무엇보다 남은 재료를 활용하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없고, 레몬 향이 더해져 청소 후 상쾌함까지 누릴 수 있다. 제조 방법도 간단해 누구나 10분이면 준비할 수 있다.

소주 에탄올이 기름때를 녹이는 원리

소주 레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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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의 주성분인 에탄올은 일반 소주 기준 16.9-25% 농도로 함유돼 있는데, 이 정도 도수만으로도 기름 성분을 부풀리고 용해하는 효과가 충분하다.

에탄올은 물과 기름 모두에 섞이는 양쪽성 용매여서 표면장력을 낮추고, 기름때가 표면에서 떨어져 나가도록 돕는다. 게다가 알코올은 휘발성이 강해 닦아낸 후에도 빠르게 증발하므로 끈적임이 남지 않는다.

여기에 레몬을 더하면 구연산이 킬레이트 작용으로 금속 이온을 결합해 물때까지 제거한다. 레몬즙 속 구연산 함량은 5-8% 수준이며, pH 2-3의 산성이 단백질 찌꺼기를 분해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레몬 껍질에 포함된 리모넨 성분 역시 기름 용해를 돕고, 에센셜 오일이 청소 후 산뜻한 향을 남긴다. 이 과정에서 알코올과 구연산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단순히 기름을 닦아내는 수준을 넘어 표면을 매끄럽게 정리하는 효과까지 나타난다.

소주 1병과 레몬 1개로 만드는 천연 세정제

소주 레몬껍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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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는 매우 간단하다. 남은 소주 1병(360ml)에 레몬 1-2개를 얇게 슬라이스하거나 껍질만 벗겨 넣은 뒤 밀폐 유리용기에 담아 냉장고에서 1-3일 숙성시킨다.

레몬 껍질에는 농약이나 왁스가 남아 있을 수 있으므로 베이킹소다나 식초로 깨끗이 세척한 뒤 사용하는 게 안전하다. 숙성이 끝나면 레몬을 건져내고 액체만 분무기에 담아 사용하면 된다.

소주 레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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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하게 쓸 일이 있다면 즉시 사용도 가능하지만, 하루 이상 우려낸 것이 레몬 성분이 충분히 우러나 세정력이 더 강하다. 이때 도수가 20% 이상인 소주를 쓰면 기름 용해 효과가 더 크며, 막소주처럼 저렴한 제품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제조 비용은 소주 한 병에 3,000-5,000원 수준이고 레몬 1개에 1,000원 내외이므로, 시판 세정제 여러 개를 사는 것보다 경제적이다.

가스레인지부터 전자레인지까지 활용법

가스레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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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레인지 청소에는 분무기로 기름때가 심한 부분에 골고루 뿌린 뒤 2-3분 방치한다. 에탄올이 기름을 부풀리는 시간을 주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굳어 있던 때가 느슨해진다.

이후 마른 행주나 키친타월로 닦아내면 화학 세제 없이도 깔끔하게 제거된다. 특히 인덕션이나 싱크대 스테인리스 표면에도 효과적이며, 얼룩 없이 광택까지 살아난다.

전자레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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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레인지는 내부에 직접 뿌리는 대신, 세정액을 담은 그릇을 넣고 2-3분 돌린 뒤 마른 행주로 닦는 방식이 좋다. 알코올 수증기가 내부 기름때를 불려주고, 레몬 향이 잡냄새까지 제거하기 때문이다.

냉장고 내부 탈취나 도마 살균에도 활용할 수 있는데, 다만 레몬 소주 세정제는 가정용 세정 수준이므로 의료용이나 식품 소독을 대체할 만큼 강력하지는 않다. 박테리아 일부를 제거하는 보조 살균 효과는 있지만, 화학 소독제만큼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사용 후에는 반드시 물로 헹궈 에탄올 잔류를 방지하고, 고농도 알코올이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고무장갑 착용을 권장한다.

화기 근처에서는 절대 사용하지 않으며, 아이나 반려동물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해야 한다. 찌든 때가 심한 경우 일반 만능 세제와 병용하거나, 즉시 청소하면 효과가 극대화된다.

주방 세정은 강력한 제품을 쓰는 것보다 기름때가 굳기 전에 처리하는 습관이 더 중요하다. 남은 소주 한 병이면 몇 달 동안 쓸 천연 세정제를 확보할 수 있고, 레몬 향 덕분에 청소 자체가 기분 좋은 일이 된다. 버릴 뻔한 재료가 주방을 깨끗하게 바꿔주는 경험은 생각보다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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