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비 바닥에 ‘이 숫자’ 없으면 당장 버리세요…저렴하다고 샀다간 중금속 나옵니다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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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인리스 304·316 표기로 식품용 확인

스테인리스 식기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주방에서 매일 쓰는 스테인리스 냄비와 수저는 겉보기엔 비슷해 보여도 등급에 따라 안전성이 크게 달라진다. 특히 저가 제품에 많이 쓰이는 201과 430 등급은 식품용으로 권장되지 않는 합금이지만, 표기가 없거나 소비자가 인지하지 못한 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스테인리스는 크롬과 니켈, 망간 같은 금속을 섞어 만든 합금으로, 배합 비율에 따라 등급이 나뉜다. 이 중 304와 316은 국제적으로 식품용 기준을 충족하는 표준 등급이지만, 201은 망간 함량이 높고 430은 산성 환경에 약해 장기 사용 시 미세 부식이 생길 수 있다.

당장 눈에 보이는 문제는 없어도 산성 음식이나 염분이 강한 조리 환경에서 반복 사용하면 표면이 서서히 닳아 미량의 금속 성분이 용출될 가능성이 있다.

201은 망간 함량 높고, 430은 산·염분에 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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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인리스 201은 니켈 대신 망간을 5.5-7.5% 정도 넣어 원가를 낮춘 합금이다. 망간은 고농도로 장기간 노출될 경우 신경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며, 극단적인 환경에서는 파킨슨증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다만 정상적인 조리 과정에서 용출되는 양은 극히 미미하기 때문에 즉시 건강 위협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용 기구에 대해 납 0.4mg/L, 니켈 0.1mg/L 이하의 용출 기준을 두고 있으며, 201 제품이 이 기준을 충족하는지는 제품마다 다르다.

430은 니켈이 들어가지 않은 페라이트계 스테인리스로, 자성이 있어 인덕션용 냄비 바닥에 주로 쓰인다.

이 소재는 산성이나 염분이 강한 환경에서 부식되기 쉬워 김치찌개, 된장국, 절임 요리 같은 음식을 자주 조리하면 표면이 점진적으로 손상될 수 있다. 게다가 430은 식품 직접 접촉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가 많아 장기 사용은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304는 ’18-8′, 316은 몰리브덴 추가로 내식성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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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304 등급은 크롬 18-20%, 니켈 8-10.5%로 구성된 오스테나이트계 스테인리스로, 국내외 식품용 기구의 표준으로 인정받는다. 흔히 ’18-8′ 또는 ‘SUS304’로 표기되며, 내식성과 가공성이 우수해 냄비, 수저, 식기 대부분에 쓰인다. 이 덕분에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기에 안전성과 내구성을 모두 갖춘 선택지로 꼽힌다.

316은 304에 몰리브덴 2-3%를 추가한 고급 합금이다. 무엇보다 염분과 산에 훨씬 강해 해산물 요리나 발효 음식을 자주 만드는 환경에서 유리하다.

특히 의료기기나 화학 설비에도 쓰일 만큼 부식 저항성이 뛰어나 장기 사용 시 표면 손상이 거의 없다. 다만 가격이 304보다 비싸기 때문에 가정용으로는 304면 충분하고, 전문 조리 환경이나 특수 용도에서 316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냄비 밑바닥 표기 확인하고, 식품용 인증 마크 있는지 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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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있는 냄비와 수저를 확인하려면 밑바닥이나 손잡이 하단을 살펴보면 된다. ‘SUS304′, ’18-8′, ’18-10’, ‘316’ 같은 표기가 있으면 식품용으로 적합한 등급이다. 이때 ’18-10’은 니켈 함량이 10%인 고급 304를 뜻하며, 304와 동일하게 안전하다. 만약 201, 430이라고 적혀 있거나 아예 표기가 없다면 점진적으로 교체를 고려하는 게 좋다.

표기와 함께 ‘식품용’ 인증 마크가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식약처 기준을 충족한 제품은 용출 시험을 거쳐 판매되기 때문에 등급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 인증 마크가 추가 기준이 된다.

특히 산성 음식이나 염분 강한 음식을 자주 조리한다면 430 제품은 우선적으로 교체하고, 201 제품은 사용 빈도와 조리 환경을 고려해 장기 계획을 세우는 것이 현실적이다.

스테인리스 냄비는 등급 확인만으로도 장기 안전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201과 430은 당장 교체가 필수는 아니지만, 산성·염분 환경에서 반복 사용하면 미세 부식이 누적될 수 있어 304나 316으로 바꾸는 것이 안심이다.

새 제품을 살 때는 밑바닥 표기와 식품용 인증 마크를 함께 확인하고, 이미 사용 중인 제품은 조리 빈도와 음식 종류를 고려해 점진적으로 교체 계획을 세우면 된다. 매일 쓰는 조리 도구인 만큼 한 번의 확인이 장기 건강을 지키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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