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장실 변기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많은 세균이 서식한다. 황색포도상구균이나 대장균은 물론, 수면이 닿는 도기 안쪽에도 세균 막이 형성된다.
화학 세정제를 자주 쓰면 도기 코팅에 부담이 생기는데, 이때 마늘의 항균 성분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단, 방법을 정확히 알아야 효과가 난다.
알리신이 항균 작용을 하는 원리

마늘의 항균 성분은 알리신(Allicin)이다. 주목할 점은 마늘 안에 처음부터 알리신이 들어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마늘 세포가 파괴될 때, 즉 으깨거나 자를 때 비로소 알린이라는 물질과 알리나제 효소가 반응하면서 알리신이 생성된다. 껍질만 벗긴 통마늘을 그대로 변기에 넣으면 세포가 파괴되지 않으므로 알리신 생성량이 극히 적다.
알리신의 항균력은 실험실 조건에서 황색포도상구균에 대해 2mg/mL, 대장균에 대해 3-4mg/mL의 최소 억제 농도를 보인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연구에서는 마늘 1알을 으깨 물 500mL에 희석한 용액으로 채소를 세척했을 때 유해세균이 최대 93% 감소한 결과도 있다.
다만 알리신은 수용액에서 온도와 pH에 따라 비교적 빠르게 분해되는 불안정 화합물이기 때문에, 변기 물처럼 희석된 환경에서 장시간 효과가 유지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효과를 내는 올바른 사용법

알리신을 활성화하려면 반드시 마늘을 으깨거나 잘게 썰어야 한다. 으깬 마늘을 거즈나 망에 싸서 변기 물이 닿는 안쪽에 걸어두거나, 세정 후 변기 내벽에 직접 문질러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마늘 특유의 향은 화학적으로 냄새를 중화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냄새를 덮는 원리에 가깝다. 환기가 잘 되는 화장실이라면 문제없지만, 밀폐된 공간에서는 마늘 냄새가 잔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변기 안쪽 누런 요석은 탄산칼슘과 인산칼슘이 굳은 알칼리성 결정체로, 마늘의 약한 산성으로는 제거가 어렵다. 요석이 심하다면 유기산 계열 요석제거제를 5분 이상 방치한 뒤 솔질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반려동물 있는 가정은 절대 금물

마늘에 포함된 황화합물인 N-프로필 디설파이드와 티오황산염은 고양이와 개의 적혈구를 파괴해 용혈성 빈혈을 유발한다.
마늘의 독성은 같은 이유로 문제가 되는 양파의 3-5배 수준이며, 익히거나 가루로 만들어도 독성은 그대로 남는다. 마늘 항균 효과의 핵심은 알리신에 있고, 알리신은 으깰 때 생긴다. 방법이 맞아야 의미가 있는 청소법이다.
화학 세정제 사용을 줄이고 싶은 경우 보조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지만, 반려동물이 있는 가정에서는 선택지에서 제외해야 한다.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