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실에서 절대 하지 마세요…’이 습관’ 안 고치면 수건·칫솔 세균 범벅됩니다

by 김혜은 기자

댓글 0개

입력

변기 에어로졸이 만드는 오염 확산
환기·소독·변기 관리의 기본 원칙

변기
변기 / 게티이미지뱅크

하루에도 몇 번씩 드나드는 욕실에서 아무렇지 않게 지나치는 풍경이 있다. 바로 변기 뚜껑이다. 집이라 편안하다는 이유로 아무 생각 없이 열어두지만, 이 작은 행동이 욕실 전체의 위생을 뒤흔들 수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칫솔, 수건, 세면대처럼 우리가 매일 직접 손대는 물건들이 변기 물을 내리는 순간 공중으로 퍼지는 미세 물방울의 영향을 받고 있다면 어떨까. ‘집 욕실은 안전하다’는 믿음은 생각보다 쉽게 깨진다.

세균이 오래 살아남는 환경에서 시작되는 욕실 오염

변기
변기 / 게티이미지뱅크

변기 오염은 한 번의 사용으로 끝나지 않는다. 특히 변기 가장자리의 생물막(biofilm) 속에서는 살모넬라균 같은 세균이 최대 50일까지 생존할 수 있다.

주 1회 청소만으로는 완전히 제거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겉으로는 깨끗해 보이더라도,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틈과 표면에서 세균이 오랫동안 머물 수 있는 조건이 이미 갖춰져 있는 셈이다.

이런 상태에서 물을 내리면 내부에 남아 있던 세균들이 다시 공기 중으로 이동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지고, 이후의 확산도 훨씬 쉬워진다.

욕실 전체로 번지는 ‘세균 에어로졸’ 현상

변기
변기 / 게티이미지뱅크

문제를 악화시키는 것은 변기 물을 내리는 순간 발생하는 에어로졸이다. 뚜껑을 열어둔 상태라면 세균과 바이러스가 섞인 미세 물방울이 위로 튀어 올라 욕실 공간으로 퍼져나간다.

이 물방울 중 상당수가 변기 시트 위로 튀어오르며(최대 60% 이상), 나머지는 공기 중에 머물다 칫솔이나 수건, 세면대 주변으로 내려앉을 수 있다.

욕실은 이미 습도가 높은 공간이기 때문에 이 물방울은 빠르게 증발하며 실내 수분 농도를 높이고, 곰팡이나 세균 번식이 더 쉬운 환경을 만든다. 전문가들은 이를 “욕실 전체가 오염의 최종 목적지가 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뚜껑을 열어두면 생기는 2차 문제들

변기
변기 / 게티이미지뱅크

변기 뚜껑을 열어둔 채로 두면 욕실 위생에 영향을 주는 것은 세균뿐만이 아니다. 변기 안의 물은 시간이 지날수록 증발해 욕실 내부 습도를 더 끌어올린다.

이미 습한 공간인 욕실에 추가적인 수분이 더해지면 곰팡이가 자라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지고, 타일 틈새나 실리콘 주변에 번식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또한 물속에 포함된 미네랄 성분이 증발 과정에서 빠져나오면서 변기 내부에 석회 찌꺼기(물때)가 빠르게 쌓인다. 뚜껑을 닫아두면 증발 속도가 느려지고, 세정 주기도 줄어들어 관리가 훨씬 수월해진다.

배관 전문가들이 “뚜껑을 열어둔 변기는 방안에 물그릇을 두는 것과 같다”고 지적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가족 건강을 지키는 욕실 관리법

욕실 청소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세균 에어로졸은 결국 손→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영유아, 노인,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 특히 위험하다. 욕실 위생을 지키기 위한 관리법은 복잡하지 않다. 아래 네 가지만 지켜도 대부분의 오염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주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욕실을 청소할 때는 락스나 소독제를 희석해 표면을 닦고, 세정 후에는 반드시 물로 깨끗하게 헹구는 것이 좋다.

또한 욕실의 공기 중 세균을 줄이기 위해 배기팬이나 창문을 활용해 충분히 환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변기 손잡이, 수도꼭지, 문고리처럼 매일 손이 닿는 부분은 세균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이므로 자주 소독해야 한다.

변기
변기 / 게티이미지뱅크

마지막으로 변기 물을 내리기 전은 물론 사용하지 않을 때도 항상 뚜껑을 닫아두는 습관을 들이면 욕실 위생을 훨씬 더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변기 뚜껑을 어떻게 두느냐는 단순한 취향의 문제가 아니다. 뚜껑 하나가 욕실 전체의 세균 확산, 습도 관리, 가족 건강까지 좌우할 수 있다.

세균이 공기 중으로 흩어지는 에어로졸 현상, 변기 내부에서 장기간 살아남는 병원균, 그리고 습도와 석회 찌꺼기까지 떠올리면 답은 명확해진다.

변기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무조건 뚜껑을 닫아두는 것. 이 간단한 습관이 욕실을 더 안전하고 깨끗하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첫걸음이다.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