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 고수들 주목, 비싼 가죽 클리너 대신 핸드크림 쓰는 비법

서랍 속에서 잠자고 있던 핸드크림의 유통기한이 지나버려 난감했던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다. 핸드크림의 핵심 성분인 오일, 글리세린 같은 유분과 보습 성분은 피부 장벽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만, 이 기능은 생활 속 다른 사물에도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은 방부 효과가 떨어져 세균 번식의 우려가 있으므로 피부에 사용하는 것은 피해야 하지만, 물건을 닦고 관리하는 데에는 훌륭한 도구가 된다.
유분막 코팅을 활용한 광택 및 보호

핸드크림의 가장 큰 특징인 유분은 얇은 코팅 막을 형성해 물건의 표면을 보호하고 광택을 내는 데 탁월하다. 욕실 거울은 물때와 비누 얼룩이 쉽게 생기고, 샤워 후에는 김이 서려 불편을 준다.
이때 마른 천에 핸드크림을 소량 묻혀 거울을 닦아주면 유분 코팅 효과로 얼룩이 잘 묻지 않고 김 서림을 방지할 수 있다. 같은 원리로 수도꼭지나 싱크대 등 스테인리스 소재의 물때를 제거하고 광택을 내는 데도 효과적이다.
오래되어 표면이 푸석해진 가죽 제품에도 핸드크림은 훌륭한 관리제가 된다. 가죽 지갑, 가방, 구두 등에 크림을 얇게 펴 바르고 극세사 천으로 부드럽게 문지르면 가죽에 유수분을 공급해 본연의 광택을 되살리고 미세한 흠집을 가리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물을 흡수하는 통가죽이나 스웨이드 소재는 얼룩이 생길 수 있으므로 사용 전 반드시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소량을 테스트해보는 것이 안전하다.
유화 작용을 이용한 오염 제거

핸드크림의 유분은 끈끈한 접착 성분을 녹이는 유화제 역할을 한다. 유리병이나 플라스틱 용기에 붙은 스티커를 제거한 뒤 남는 끈적한 자국은 골칫거리다.
이 부분에 핸드크림을 듬뿍 바르고 1~2분 정도 기다린 후, 마른 천이나 휴지로 문지르면 접착제가 부드럽게 녹아 나와 말끔하게 제거된다.
가위 날에 붙은 테이프 끈끈이나 바닥에 눌어붙은 스티커 잔여물 제거에도 동일한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기름때는 기름으로 지운다는 원리가 그대로 적용되는 셈이다.
마찰 감소 및 보습을 통한 정돈 효과

핸드크림의 보습 및 윤활 기능은 일상 속 불편함을 줄이는 데도 유용하게 쓰인다. 건조한 날씨에 스타킹을 신으면 정전기가 발생해 치마가 다리에 달라붙는 경우가 잦다.
이때 손에 핸드크림을 소량 덜어 양손으로 비빈 뒤 스타킹을 신은 다리를 전체적으로 쓸어주면 정전기 발생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 크림의 수분과 유분이 마찰을 줄여주는 원리다.

부스스하게 일어나는 잔머리나 건조한 모발 끝을 정돈할 때도 헤어 에센스 대용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손톱만큼의 소량을 손바닥에 넓게 펴 바른 뒤, 정돈이 필요한 부분에 가볍게 터치하듯 발라주면 차분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너무 많은 양을 사용하면 머리가 기름져 보일 수 있으니 양 조절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유통기한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핸드크림을 버리는 것은 성급한 판단일 수 있다.
피부 보호를 위해 만들어진 제품의 특성을 이해하면 청소와 관리, 스타일링 등 생활 전반에서 유용한 아이템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 서랍 속 잠들어 있는 핸드크림을 꺼내 지속 가능한 생활을 실천하고 예상치 못한 편리함을 경험해 보는 것은 현명한 소비의 연장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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