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욕 효과 높이려면 최적 시간대 맞춰야… 영상 시청만으로도 스트레스 감소

일상 속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많은 사람이 숲을 찾는다. 숲속을 걸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학은 그 핵심에 식물이 내뿜는 휘발성 물질 ‘피톤치드’가 있다고 설명한다.
최근에는 물리적 한계로 숲을 방문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대안으로 가상현실(VR) 기술의 효과까지 입증되며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숲의 천연 면역 증강제 피톤치드

피톤치드는 식물을 뜻하는 ‘피톤(phyton)’과 살균력을 의미하는 ‘치드(cide)’의 합성어다. 나무와 식물이 해충이나 미생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발산하는 이 물질은 항균, 항산화, 항염증 등 다양한 효과를 지닌다.
인체에 흡수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혈중 농도를 유의미하게 낮춰 심리적 안정을 유도한다. 일본의과대학 연구에 따르면 산림 여행 참가자들의 면역세포(NK세포) 활성도가 여행 후에도 한 달가량 높게 유지되는 결과가 나타나 면역력 강화 효과를 뒷받침했다.
특히 피톤치드의 주성분 중 하나인 알파-피넨은 뇌의 흥분을 억제하는 신경전달물질 GABA의 작용을 촉진해 불안감을 줄이고 수면의 질을 개선하는 데 직접적인 도움을 준다.
효과 극대화를 위한 산림욕 시간과 방법

산림욕의 건강 효과를 최대한 누리려면 기온이 오르는 낮 시간대를 공략하는 것이 좋다. 침엽수와 활엽수 모두 정오 무렵 피톤치드 방출량이 최대치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가천대길병원 재활의학과 임오경 교수는 “오전 10시에서 12시 사이가 피톤치드 농도가 가장 높은 시간대”라며 이 시간을 ‘골든타임’으로 추천했다.
숲을 걸을 때는 단순히 걷는 행위를 넘어 주변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녹색의 나뭇잎을 바라보는 등 오감을 활용하면 심리적 안정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숲에 갈 수 없다면 디지털 숲으로

거동이 불편하거나 도심에 거주해 숲을 찾기 어렵다면 가상현실(VR)이나 숲 길을 걷는 영상이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와 함부르크-에펜도르프대학 의료센터 공동 연구팀은 가상현실 속 숲 이미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효과를 확인했다.
특히 숲의 영상에 소리와 향기까지 더해지자 스트레스 감소 효과는 더욱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뇌가 가상의 자연 환경을 실제처럼 인식하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는 의미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병상에 누워있는 환자나 요양 시설의 노인 등 신체적 제약이 큰 이들에게 ‘디지털 치료제’로서 숲의 치유 효과를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숲의 치유 능력은 더 이상 막연한 감각의 영역이 아니다. 피톤치드의 생화학적 작용부터 가상현실을 통한 심리적 안정 효과까지 과학적 근거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대한민국 산림청 산하 한국산림복지진흥원(FoWI)이 국립산림치유원을 중심으로 체계적인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처럼, 이제 숲은 국민 건강을 위한 중요한 복지 자원으로 자리 잡았다.
앞으로는 현실의 숲과 디지털 기술이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치유 서비스가 더욱 확대되어 더 많은 사람이 시공간의 제약 없이 숲의 혜택을 누리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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