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빨래를 돌리고 나서 옷에서 퀴퀴한 냄새가 난다면 세제통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내 조사에서 가정용 세탁기 내부(세제통 포함)에서 검출된 일반 세균은 100㎠당 평균 약 300만 CFU로, 화장실 변기(약 3만8000 CFU)보다 100배 가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제를 넣는 곳이 오히려 세균과 곰팡이의 온상이 되는 셈이다.
세제통 내부는 매번 세제와 물이 닿는 구조인데, 세탁이 끝난 뒤에도 습기와 세제 찌꺼기가 남아 있어 곰팡이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
검출된 곰팡이 중에는 아스페르길루스·페니실리움처럼 피부염이나 호흡기 질환과 연관된 균도 포함된다. 문제는 이 오염물이 세탁 과정에서 옷감에 묻어 나온다는 데 있다.
세제통을 분리해야 하는 이유

세탁기를 오래 써도 세제통을 한 번도 분리해본 적 없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드럼세탁기는 세제투입구 손잡이를 당기면 서랍째 분리되는데, 안쪽을 들여다보면 누렇게 굳은 세제 찌꺼기와 검은 곰팡이가 붙어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오염물은 세탁 때마다 물을 타고 세탁조로 흘러들어 가며, 세탁물 위생에 직접 영향을 준다. 특히 고온다습한 여름·장마철에는 번식 속도가 더 빨라지기 때문에 이 시기에는 청소 주기를 평소보다 짧게 가져가는 편이 좋다.
식초·베이킹소다로 청소하는 순서

세제통을 분리한 뒤 물과 식초를 1:1 정도로 섞은 용액에 20-30분가량 담가두면 찌든 때와 곰팡이가 불어 제거하기 쉬워진다. 방치 후 칫솔이나 부드러운 솔로 구석구석 문질러 헹구면 된다.
베이킹소다는 그 다음에 쓰는 게 효율적인데, 소량 물과 섞어 걸쭉한 페이스트를 만들어 누런 얼룩 부위에 바른 뒤 15-20분 두었다가 솔질하면 찌든 때와 냄새를 함께 잡을 수 있다. 식초와 베이킹소다를 동시에 섞으면 서로 중화되어 세정력이 떨어지므로, 반드시 순서를 나눠 따로 써야 한다.
청소 후 건조가 핵심이다

청소를 마쳤어도 물기가 남으면 곰팡이가 다시 생기기 쉽다. 세제통을 헹군 뒤에는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닦고 완전히 건조한 상태에서 다시 끼워야 하며, 세탁이 끝날 때마다 세탁기 문과 세제통을 열어두는 습관이 재오염을 막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정기 청소 주기는 1-3개월에 한 번이 적당하고, 여름에는 한 달 단위로 맞추는 편이 안전하다. 오염이 심하다면 식초·베이킹소다 대신 전용 세탁조 세정제나 과탄산소다를 쓰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세탁기 위생 관리의 출발점은 세탁조가 아니라 세제통이다. 세제를 아무리 잘 골라도 투입구 자체가 오염되어 있으면 의미가 없다.
식초와 베이킹소다, 칫솔 하나면 충분하다. 한 달에 한 번, 10분만 투자하면 빨래 냄새와 피부 트러블 걱정을 함께 줄일 수 있다.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