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깨끗하다고 생각해서 썼는데…오히려 식탁에 화학 성분 남기고 있다는 이 ‘생활용품’

by 오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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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을 물티슈로 닦으면 안 되는 이유
보존제·알코올 잔류가 식사 중 혼입으로 이어진다

물티슈로 식탁을 닦는 모습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밥을 먹기 전 식탁을 물티슈로 한 번 닦는 것이 위생적인 습관처럼 느껴지기 쉽다. 그런데 물티슈는 단순히 물에 젖은 휴지가 아니다. 기재 자체가 폴리에스테르 등 합성섬유이고, 젖은 상태로 장기 보관되는 특성상 세균과 곰팡이 증식을 억제하기 위해 소듐벤조에이트 같은 보존제를 반드시 첨가해야 한다.

여기에 알코올(에탄올)과 인공향료까지 더해지면서 여러 화학물질이 하나의 시트 안에 복합적으로 포함되는 구조가 된다. 편의성 때문에 아무 생각 없이 쓰게 되지만, 성분을 들여다보면 일반 세정제와 크게 다르지 않은 화학물질 복합체인 셈이다.

물티슈로 식탁을 닦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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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 성분들이 식탁 표면에 잔류한다는 점이다. 닦고 나면 깨끗해진 것처럼 보이지만 화학물질은 표면에 그대로 남아 있고, 이후 식사 중 숟가락·젓가락이 식탁에 닿을 때마다 미량씩 혼입될 수 있다. 특히 어린아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식탁에 손을 짚거나 음식을 직접 올려두는 경우가 많아 노출 빈도가 더 높아진다.

기준치 이하라도 장기 반복 노출이 문제인 이유

물티슈
물티슈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개별 성분의 함량은 식약처 기준치 이하로 관리된다. 다만 물티슈 한 장 안에 보존제·알코올·인공향료가 동시에 들어 있고, 이를 매일 식탁에 사용하면 여러 화학물질에 복합적으로 노출되는 상황이 반복된다. 각 성분이 기준치를 넘지 않더라도 복합 노출이 장기간 누적되면 내분비계 장애 물질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화여대 과학교육학과 최은정 박사 역시 단일 성분의 독성보다 복합 노출의 누적 영향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두 번의 사용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매일 반복되는 습관이 누적 노출로 이어지는 구조 자체가 핵심이다.

식탁은 직접 음식이 올라오고 식기가 닿는 공간이므로, 다른 생활용품에 비해 화학물질 혼입 경로가 훨씬 짧다는 점에서 더 주의가 필요하다.

키친타월로 대체할 때 확인해야 할 것

행주로 식탁을 닦는 모습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식탁 청소에는 키친타월에 물을 묻혀 닦는 방법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키친타월은 건식 상태로 보관되기 때문에 세균 증식을 억제할 목적의 보존제를 첨가할 필요가 없다.

이 덕분에 물티슈에 비해 잔류 화학물질 종류와 양이 모두 적다. 국내에서 시판되는 키친타월 대부분은 형광증백제를 사용하지 않아 물티슈 대비 안전성이 높은 편이지만, 제품별로 차이가 있으므로 구매 전 성분과 식약처 인증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는 게 좋다.

행주도 대안이 될 수 있는데, 세탁과 삶기를 정기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 관리가 어렵다면 1회용 키친타월이 현실적인 선택이고, 물을 충분히 묻혀 닦은 뒤 마른 천으로 한 번 더 닦아내는 방식이 가장 깔끔하다.

물티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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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티슈가 위생적이라는 인식은 편의성에서 비롯된 것이지, 성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식탁처럼 음식과 직접 연결되는 공간에서는 편의성보다 잔류 성분을 먼저 고려하는 것이 맞다. 물과 키친타월로 바꾸는 것은 작은 변화지만, 매일 반복되는 습관인 만큼 누적 노출을 줄이는 효과는 결코 작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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