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로 국물 요리할 때 꼭 ‘이렇게’ 하세요…발암물질 줄이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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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 끓일 때 뚜껑 열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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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비에 받는 수돗물 / 게티이미지뱅크

수돗물을 끓이면 깨끗해진다고 생각하기 쉽다. 잔류 염소나 세균을 없애는 데 효과적인 건 맞지만, 끓이는 방식이 잘못되면 오히려 역효과가 생긴다. 뚜껑을 닫고 2-3분만 가열하면, 트리할로메탄(THM)이라는 발암성 부산물의 농도가 일시적으로 치솟기 때문이다.

THM은 수돗물을 만드는 정수 과정에서 이미 생성된다. 강이나 호수의 원수에 포함된 유기물이 염소와 반응하면서 만들어지는데, 기온이 높을수록, 배관을 통과하는 시간이 길수록 농도가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

카롤린스카연구소의 2025년 메타분석에 따르면 THM 농도가 80ppb를 넘으면 방광암 위험이 최대 33%, 대장암 위험이 15%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끓이는 방법에 있다.

뚜껑 닫고 끓이면 THM이 늘어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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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비 뚜껑을 닫고 끓는 물 / 게티이미지뱅크

THM은 휘발성 물질이다. 열을 가하면 처음에는 농도가 올라가다가, 물이 끓기 시작하면 수증기와 함께 공기 중으로 빠져나간다. 뚜껑을 닫으면 이 수증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다시 물속으로 돌아오면서 THM이 계속 고농도로 유지된다.

반대로 뚜껑을 열고 10분 이상 끓이면 초기 농도의 5분의 1 이하로 줄어들고, 30-40분 이상 끓이면 거의 완전히 제거된다.

잔류 염소는 끓이기가 훨씬 수월하다. 뚜껑을 열든 닫든 2-3분이면 대부분 날아가기 때문이다. 다만 THM과 잔류 염소를 함께 제거하려면, 뚜껑을 반드시 열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이 차이 하나가 끓인 물의 품질을 완전히 바꾼다.

국물 요리는 걱정보다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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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찌개나 국을 오래 끓이면 유해물질이 농축된다는 걱정을 하는 사람도 있는데, 실제로는 반대다. THM처럼 휘발성 물질은 요리 과정에서 날아가고, 장시간 가열할수록 오히려 줄어든다. 물론 뚜껑을 완전히 닫고 약불에서 짧게만 끓이는 경우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주의할 부분은 따로 있다. 물이 증발하면서 나트륨 같은 비휘발성 성분의 농도가 올라간다. 한국인의 나트륨 섭취량은 WHO 권고치(2,000mg)의 1.6배인 하루 3,136mg 수준으로, 이미 상당히 높은 편이다. 국물 양이 줄었을 때 물을 보충하지 않고 그대로 먹으면 나트륨 섭취가 더 늘어날 수 있다.

온수 배관 사용 시 주의할 점

냄비에 끓는 물
냄비에 끓는 물 / 게티이미지뱅크

THM 외에도 수돗물 사용 시 놓치기 쉬운 점이 있다. 바로 온수 배관이다. 온수는 냉수보다 납이나 구리 같은 금속을 배관에서 녹여내는 힘이 강하다.

WHO 음용수 가이드라인도 오래된 납 배관에서의 용출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음용이나 조리에는 온수 배관 물을 사용하지 않는 게 좋고, 오랫동안 쓰지 않은 수도꼭지라면 30초 이상 흘려보낸 뒤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수돗물에 발암 부산물이 있다는 사실보다 중요한 건, 제대로 끓이면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걱정이 앞서면 행동이 오히려 거꾸로 가기 쉽다. 뚜껑을 닫고 짧게 끓이는 게 더 깨끗하다는 오해가 대표적인 예다.

뚜껑을 열고 10분, 이 작은 차이를 아는 것만으로도 매일 마시는 물이 달라진다. 큰 비용 없이 바꿀 수 있는 습관이 있다면, 이게 그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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