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오리를 수확해서 먹는다”… 고대 로마가 사랑한 아티초크의 효능과 집에서 즐기는 법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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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해독부터 대장 건강까지, 아티초크의 영양과 실용적인 활용법

아티초크
식탁 위에 놓인 아티초크 / 푸드레시피

유럽의 여름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채소가 있다면 단연 아티초크다.

겹겹이 쌓인 잎이 마치 피어나기 직전의 꽃봉오리 같은 화려한 모양새를 자랑하는 이 채소는, 브로콜리보다 부드러우면서도 견과류처럼 고소한 맛으로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부터 약용과 식용으로 귀하게 여겨졌던 아티초크는 ‘채소의 귀족’이라는 별칭에 걸맞은 깊은 역사와 효능을 품고 있다.

아티초크
아티초크 / 게티이미지뱅크

국내에서는 아직 낯선 식재료지만, 이탈리아, 스페인 등 지중해 연안 국가에서는 우리 식탁의 감자나 양파처럼 흔하게 사용된다.

국화과(Asteraceae)에 속하는 엉겅퀴 식물의 일종인 아티초크는 꽃이 만개하기 전, 가장 부드럽고 영양이 풍부한 상태의 봉오리를 수확하여 먹는다.

단단한 겉잎을 떼어내고 나면 나타나는 부드러운 속살, 즉 ‘아티초크 하트(artichoke heart)’가 바로 이 채소의 핵심이다.

간 해독과 항산화, 과학이 주목한 성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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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으로 자른 아티초크 / 게티이미지뱅크

아티초크가 건강 식재료로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시나린(Cynarin)이라는 독특한 생리활성물질 때문이다. 이 성분은 간세포에 직접 작용하여 담즙의 생성을 촉진하고, 생성된 담즙이 원활하게 배출되도록 돕는다.

담즙은 우리가 섭취한 지방의 소화 흡수를 돕고, 혈액 속 과도한 콜레스테롤을 체외로 배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기름진 음식을 즐기거나 간 건강이 염려되는 이들에게 아티초크가 꾸준히 추천되는 것이다.

여기에 커피에도 풍부한 것으로 알려진 항산화 물질 클로로겐산(Chlorogenic acid)을 비롯해 루테올린, 아피제닌 등 다양한 폴리페놀 화합물은 우리 몸의 세포 손상을 막고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데 기여한다.

이탈리아나 프랑스에서 아티초크 잎을 말려 쌉쌀한 차로 마시는 문화는 이러한 성분들을 효과적으로 섭취하기 위한 오랜 지혜라 할 수 있다.

영양의 보고, 숫자로 증명된 가치

아티초크
그릇에 담긴 아티초크 / 게티이미지뱅크

아티초크의 효능은 단순히 특정 성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각종 영양소의 함량을 살펴보면 왜 이 채소가 ‘슈퍼푸드’로 불리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미국 농무부(USDA) 등의 식품 성분 데이터에 따르면, 아티초크의 식이섬유 함량은 대표적인 섬유질 채소인 양배추의 2배가 넘는다. 특히 주목해야 할 성분은 수용성 식이섬유의 일종인 이눌린(Inulin)이다.

이눌린은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되는 ‘프리바이오틱스’로, 장내 환경을 건강하게 개선하고 원활한 배변 활동을 돕는다.

또한, 아티초크 100g에는 바나나보다 2배 이상 많은 마그네슘이 들어있으며, 나트륨 배출을 도와 부기를 완화하는 데 효과적인 칼륨 역시 호박보다 풍부하다.

이러한 영양 구성은 아티초크가 단순한 샐러드용 채소를 넘어, 장 건강부터 혈압 관리까지 다방면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성 식품임을 보여준다.

국내 시장의 아티초크, 현명하게 즐기는 법

아티초크
아티초크 통조림 / 푸드레시피

이처럼 유익한 아티초크지만, 국내에서 신선한 제품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고온다습한 한국의 기후는 지중해가 원산지인 아티초크 재배에 적합하지 않고, 유통 기한이 짧아 대부분 5월에서 7월 사이 소량만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일부 대형 백화점 식품관에서 간혹 볼 수 있지만 가격대가 높은 편이다.

현실적이고 현명한 대안은 바로 통조림이나 병에 담긴 가공 제품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 제품들은 손질할 필요 없이 바로 요리에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아티초크 샐러드
아티초크 샐러드 / 푸드레시피

크게 물이나 소금물에 담근 것과 올리브오일에 담근 것으로 나뉘는데, 물에 담근 제품은 물기를 제거한 뒤 샐러드나 피자 토핑으로 산뜻하게 즐기기 좋다.

올리브오일에 절인 제품은 그 자체로 풍미가 깊어 오븐이나 에어프라이어에 가볍게 굽기만 해도 훌륭한 전채요리가 된다.

가장 간단한 섭취법은 물기를 뺀 아티초크 하트에 좋은 품질의 올리브오일과 발사믹 식초, 소금, 후추를 뿌려 먹는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지중해의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아티초크 수프
아티초크 수프 / 푸드레시피

마늘, 버터와 함께 팬에 볶아 스테이크의 곁들임으로 내거나, 부드럽게 갈아 크림수프를 만들면 더욱 고급스러운 요리가 완성된다.

결론적으로 아티초크는 독특한 모양만큼이나 특별한 역사와 효능을 지닌 채소다. 비록 신선한 상태로 접하기는 어렵지만, 우리 곁에 있는 훌륭한 가공 제품들을 통해 그 맛과 영양을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간 건강과 장내 환경 개선에 도움을 주는 지중해의 이 귀한 선물을 오늘 식탁에 올려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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