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맞은 국산 보라성게, 구입 요령부터 맛있게 즐기는 법까지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아내리며 퍼지는 농후한 감칠맛과 바다의 단맛. 미식가들이 ‘바다의 크림’이라 찬사를 보내는 ‘성게(우니)’의 계절이 절정을 맞았다.
비싼 가격 탓에 특별한 날에나 맛볼 수 있던 이 귀한 식재료를 수입산보다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1년 중 단 한 번뿐인 ‘골든 타임’이 바로 지금이다.
현재 시점인 7월 말은 국산 ‘보라성게(Heliocidaris crassispina)’의 제철(6월~8월 중순)이 한창인 시기다. 이 시기에는 성게의 산란기와 맞물려 국내 공급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일시적으로 가격이 크게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한 수산물 전문가는 최근 국산 해수 성게를 100g당 1만 2천 원대에 구매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1만 8천 원대에 팔리는 페루산 등 수입 냉장 성게보다 오히려 저렴한 가격이다. 평소라면 상상하기 힘든 가격 역전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가격뿐만 아니라 맛과 품질 면에서도 지금의 국산 보라성게는 최상의 선택지다. 일부 수입 성게에서 느껴지는 씁쓸하거나 쇠 맛 같은 불쾌한 뒷맛의 주범은 바로 ‘명반(Alum)’이다.
명반은 장거리 운송 중 성게알의 형태가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사용하는 식품첨가물이지만, 성게 본연의 섬세한 맛을 해치는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갓 잡은 성게를 해수에 담아 유통하는 국산 제철 성게는 명반 처리를 할 필요가 없어 바다 본연의 시원하고 깔끔한 단맛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최상의 맛을 이끌어내는 섬세한 한 끗

명반 처리를 하지 않은 최상급 성게의 맛을 오롯이 경험하기 위한 첫걸음은 의외로 단순하다. 간장이나 초장 대신, 좋은 소금을 살짝 곁들이는 것이다.
액체 양념은 섬세한 성게알에 스며들어 본연의 향을 덮어버리기 쉽지만, 고운 소금은 성게의 수분을 살짝 끌어내며 그 안에 잠자고 있던 단맛과 감칠맛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물론 다양한 식재료와의 조합도 성게를 즐기는 훌륭한 방법이다. 바삭하게 튀긴 김부각 한 조각에 성게를 올려 먹으면, 바삭함과 크림 같은 부드러움이 극적인 대비를 이루며 입안에서 환상적인 조화를 만들어낸다.

따끈한 밥 위에 성게를 듬뿍 올려 참기름 한 방울과 깨소금만 더한 성게알 비빔밥은 다른 반찬이 필요 없는 완벽한 한 끼 식사가 된다.
조금 더 특별한 미식을 원한다면 육류와의 조합도 추천할 만하다. 고소한 육회 위에 성게를 올리거나, 잘 구운 소고기나 삼겹살 위에 생와사비처럼 곁들이면 육지의 풍미와 바다의 풍미가 어우러지는 ‘산해진미’의 정수를 맛볼 수 있다.
좋은 성게 고르기와 보관법

최상의 경험을 위해서는 구매와 보관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좋은 국산 성게는 알갱이가 쉽게 뭉개지지 않고 탱글탱글한 형태를 유지하며, 선명한 노란빛이나 주황빛을 띤다.
구매 후에는 가급적 빨리 섭취하는 것이 좋지만, 보관이 필요하다면 받은 날로부터 3일 이내에 김치냉장고처럼 온도가 낮은 곳에 두는 것이 안전하다.
만약 더 오래 보관해야 한다면 냉동 보관도 가능하다. 이때 중요한 점은 성게알과 함께 담겨있는 해수를 완전히 따라 버리는 것이다.
그 후 성게알만 비닐 랩으로 공기가 통하지 않게 밀봉하여 냉동실에 넣으면 된다. 해동할 때는 냉장실에서 천천히 녹여야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놓치지 말아야 할 여름 바다의 선물

‘바다의 산삼’으로도 불리는 성게는 특유의 감칠맛을 내는 글루탐산, 글리신과 같은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면역력과 기력 회복에 좋은 아연 등의 미네랄도 다량 함유하고 있다. 맛뿐만 아니라 영양까지 꽉 채운 식재료인 셈이다.
1년 중 불과 두 달 남짓, 국산 보라성게가 선사하는 이 특별한 시즌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수입산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청아한 단맛과 신선함을 합리적인 가격에 맛볼 수 있는 기회다.
이번 여름이 가기 전에, 자연이 허락한 이 귀한 선물을 놓치지 말고 만끽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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