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로겐산 항산화 효과, 실명 위험 줄이는 비결

당뇨병 환자에게 가장 무서운 합병증 중 하나는 시력을 위협하는 당뇨병성 망막병증이다. 실명까지 이어질 수 있는 이 질환은 성인 실명의 주요 원인으로, 미국에서는 매년 전체 실명 환자의 12%가 당뇨망막병증으로 인해 시력을 잃는다.
제1형 당뇨병 환자와 20년 이상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최대 80%가 당뇨망막병증을 경험하며,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증식성 망막병증으로 5년 이내에 실명할 수 있다.
최근 강원대 연구팀이 커피를 하루 2잔 이상 마시는 사람의 당뇨망막병증 발생 위험이 31% 낮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블랙커피가 당뇨망막병증 위험을 낮추는 원리와 올바른 섭취법을 알아봤다.
하루 2잔 이상, 발생률 0.77로 낮아진다

강원대 식품생명공학과 연구팀은 202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2008~2020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커피를 하루 2잔 이상 마시는 당뇨병 환자의 당뇨망막병증 발생 위험이 31% 낮았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는 당뇨병 환자 1만 1,654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블랙커피를 하루 한 잔 이상 마시는 그룹의 당뇨망막병증 발생률은 0.77로, 한 잔 미만 마시는 경우인 0.93보다 낮았다.
블랙커피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항산화 물질 중 하나가 바로 클로로겐산이다. 한국식품영양과학회지 2022년 연구에 따르면 이 성분은 당뇨병성 망막병증의 진행을 막는 데 관여하는 항염 작용과 혈관 보호 기능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클로로겐산은 세포끼리의 연결을 도와 망막 장벽 파괴를 방지하고 혈관 누출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클로로겐산은 항산화, 항염증, 항암, 항당뇨, 항고혈압 효과를 보이면서 인슐린 저항성을 낮춰 당뇨병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연구팀은 블랙커피를 꾸준히 마신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망막병증, 신경병증, 신장질환의 진행 속도가 느렸다고 밝혔다.
클로로겐산, 라이트 로스트에 더 많다

블랙커피의 효능은 클로로겐산 함량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다만 클로로겐산은 열에 약해 로스팅 과정에서 대부분 감소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한국식품영양과학회지 2022년 연구에 따르면 원두 생두에 함유된 클로로겐산이 로스팅 과정을 거친 이후 약 91~96% 감소하며, 로스팅 시간이 길어질수록 클로로겐산 함량은 더욱 줄어든다.
이 때문에 항산화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산미가 강한 라이트 로스트 커피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다크 로스트는 구수한 맛이 강하지만 클로로겐산 함량이 현저히 낮아 당뇨망막병증 예방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라이트 로스트는 신맛이 강해 호불호가 갈리지만, 클로로겐산과 폴리페놀 함량이 높아 건강상 이점이 크다.
블랙커피는 칼로리가 거의 없고, 인슐린 저항성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하지만 설탕이나 크림을 추가하면 열량과 당분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혈당 조절 효과가 사라진다. 이 덕분에 블랙으로 마시는 것이 당뇨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이 되는 셈이다.
하루 1~2잔, 과다 섭취는 독이 된다

블랙커피의 당뇨망막병증 예방 효과를 얻으려면 적정량을 지켜야 한다. 강원대 연구에 따르면 하루 2잔 이상 섭취했을 때 효과가 나타났으므로, 하루 1~2잔을 꾸준히 마시는 것이 적당하다. 다만 과다 섭취는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블랙커피 역시 하루 권장 섭취량을 초과하면 불면, 심장 두근거림, 위장 자극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카페인은 교감신경을 자극해 심박수를 높이고 위산 분비를 증가시키므로, 심혈관 질환이 있거나 위장이 약한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특히 오후 3시 이후 카페인을 섭취하면 수면의 질이 떨어질 수 있으니, 오전이나 점심 직후에 마시는 게 좋다.
당뇨 환자는 공복에 블랙커피를 마시면 위산 분비가 과도해질 수 있으므로, 식후 30분~1시간 뒤에 마시는 것이 안전하다.
커피의 이뇨 작용으로 수분이 빠져나갈 수 있으니 물을 충분히 함께 마셔야 한다. 임신부와 수유부는 카페인 섭취를 하루 200mg 이하로 제한해야 하므로, 커피는 하루 1잔 이내로 제한하는 게 좋다.
설탕·크림 없이, 라이트 로스트 선택

블랙커피를 마실 때는 설탕이나 크림을 넣지 않아야 한다. 설탕을 추가하면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면서 인슐린 분비가 증가하고, 크림을 넣으면 지방과 칼로리가 높아져 체중 관리에 방해가 된다. 당뇨 환자는 혈당 조절이 가장 중요하므로, 순수한 블랙커피만 마셔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라이트 로스트 커피를 선택할 때는 산미가 강한 원두를 고르는 게 좋다.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케냐 AA, 콜롬비아 수프레모 같은 원두는 산미가 풍부하고 클로로겐산 함량이 높다. 로스팅 정도는 라이트(Light)나 시나몬(Cinnamon) 단계를 선택하면 항산화 성분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다.
커피를 내릴 때는 드립이나 프렌치프레스 방식이 적합하다. 에스프레소는 고온·고압으로 추출되어 클로로겐산이 일부 파괴될 수 있으므로, 90~96°C의 적절한 온도에서 천천히 추출하는 드립 방식이 더욱 유리하다. 인스턴트 커피는 가공 과정에서 클로로겐산이 대부분 손실되므로, 원두커피를 선택하는 게 좋다.
하루 1~2잔을 설탕·크림 없이 블랙으로 마셔야 하며, 과다 섭취 시 불면·심장 두근거림·위장 자극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식후 30분~1시간 뒤에 마시는 게 안전하고, 오후 3시 이후에는 수면의 질이 떨어질 수 있으니 피해야 한다. 라이트 로스트 원두를 90~96°C 드립 방식으로 추출하면 클로로겐산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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