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등어나 갈치를 조릴 때마다 집 안에 배는 비린내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게 의외의 재료가 주목받고 있다. 블랙커피 가루 한 꼬집이다.
생선 비린내의 주범은 트리메틸아민(TMA)이라는 휘발성 아민이다. 생선 근육 속 성분이 세균에 의해 분해되면서 생성되는데, 가열하면 휘발성이 높아져 냄새가 더 강하게 느껴진다.
특히 고등어처럼 지방 함량이 100g당 13~16g에 달하는 등푸른생선은 지방 산화까지 더해져 냄새가 더 두드러진다. 생강이나 청주가 오랫동안 쓰인 데는 이유가 있다.
커피가 비린내를 줄이는 원리

커피는 로스팅 과정에서 피라진류·퓨란류·티올류 등 800종이 넘는 향기 화합물이 만들어지는데, 이 복잡한 향이 비린내를 덮는 마스킹 효과를 낸다.
여기에 클로로겐산 등 폴리페놀 성분이 냄새 분자와 결합하는 특성을 가져 비린내를 덜 느끼게 하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커피가 TMA를 직접 분해하거나 제거하는 것은 아니고, 강한 향으로 불쾌한 냄새를 희석시키는 방식에 가깝다. 그 점에서 TMA와 직접 반응해 냄새를 억제하는 생강, 에탄올로 휘발성 아민을 함께 날려버리는 청주와는 원리가 다르다.
넣는 양과 시점이 관건

간장·고춧가루·설탕 등 양념이 충분히 끓어 어우러진 뒤, 블랙커피 가루를 한 꼬집(약 1g 이하) 넣는 것이 기본이다. 양념이 안정된 이후에 투입해야 커피 향이 과하게 퍼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양을 지키는 것이 핵심인데, 타닌과 카페인이 많아지면 쓴맛이 전면에 나서면서 생선 본연의 풍미를 잡아버린다. 인스턴트 믹스커피는 설탕과 프림이 섞여 있어 양념 맛 자체를 바꿀 수 있으므로, 원두 분말이나 블랙 인스턴트를 쓰는 게 좋다.
조리 전 밑처리와 함께 쓰면 효과적

커피는 조리 중 마스킹에 특화되어 있는 만큼, 조리 전 처리와 병행하면 더 효과적이다. 소금으로 밑간한 뒤 물기를 닦아내면 수용성인 TMA 일부가 함께 제거되고, 생강즙이나 청주에 10~20분 재워두면 본격 조리 전에 비린내를 한 차례 줄일 수 있다.
커피는 이 과정을 거친 뒤 마지막 단계에서 향을 다듬는 역할로 쓰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다. 비린내 제거의 핵심은 하나의 재료에 의존하기보다 원리가 다른 방법을 단계적으로 조합하는 데 있다.
냉장고에 생강이 없고 청주도 떨어진 날, 커피 한 꼬집이 의외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부담 없이 한 번 시도해볼 만하다.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