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표면 검은 가루, 그냥 털어내면 될까? 흑곰팡이부패병의 진실
섭취 가능 여부, 침투 깊이가 기준이다

양파를 꺼내다 보면 표면에 검은 가루가 묻어 있는 경우가 있다. 대수롭지 않게 털어내고 그냥 쓰는 경우가 많지만, 이 검은 가루의 정체는 아스페르길루스 니거(Aspergillus niger)라는 곰팡이로, 흑곰팡이부패병(Black mold rot)의 원인균이다.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번식하며, 수확 후 건조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거나 통풍이 불량한 보관 공간에서 쉽게 발생한다.이 균의 일부 균주는 신독성을 지닌 오크라톡신(OTA)을 생성할 수 있어 무조건 안심하기는 어렵다. 다만 모든 균주가 독소를 만드는 것은 아니며, 관건은 곰팡이가 양파 내부까지 얼마나 침투했느냐에 있다.
흑곰팡이부패병, 어떤 독소를 만드나

아스페르길루스 니거는 오크라톡신 A(OTA) 외에도 일부 균주에서 푸모니신 B₂(FB₂)를 생성할 수 있으며, 두 독소 모두 고용량·반복 노출 시 신장 손상과 면역 억제와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학술 연구에서는 13개 분리주 중 3개, 또는 19개 시료 중 4개 분리주에서만 OTA가 검출됐으며, 실제 양파 시료 내 독소 오염이 확인되지 않은 사례도 있다.
즉 모든 흑곰팡이가 곧바로 독소 오염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균주별 차이를 육안으로 구별하기는 불가능하다. 특히 OTA는 내열성 독소로, 일반 조리 온도인 100°C에서도 완전히 불활성화되지 않는다. 가열로 포자가 사멸하더라도 이미 생성된 독소는 그대로 남을 수 있는 셈이다.
버려야 할 양파, 써도 되는 양파 구별법

섭취 여부는 곰팡이가 어디까지 퍼졌느냐로 판단한다. 바깥 껍질 표면에만 소량 묻어 있고 속살이 단단하며 냄새도 정상이라면, 껍질을 2겹 이상 제거한 뒤 사용할 수 있다. 반면 속살에 검은 점이 보이거나 물컹하게 눌리거나 이취가 나면 통째로 폐기하는 것이 안전하다.
눈에 보이는 부위만 잘라내고 나머지를 쓰는 방식은 권장되지 않는데, 균사는 육안으로 확인되는 범위보다 더 깊이 퍼져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곰팡이가 발견된 양파는 즉시 따로 분리해야 포자의 공기 전파를 줄일 수 있다.
흑곰팡이부패병 예방하는 보관법

가정에서는 온도 10~15°C, 습도 60~70%의 통풍이 잘 되는 서늘한 그늘에 보관하는 것이 기본이다. 비닐봉지에 밀봉하면 습기가 차 곰팡이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므로, 망이나 바구니, 종이봉투에 담아 보관하는 편이 좋다.
한편 감자와 함께 두는 것도 피해야 하는데, 양파에서 배출되는 에틸렌 가스가 감자의 싹 발아를 촉진하고, 감자에서 나오는 에틸렌 역시 양파의 세포벽을 손상시켜 부패를 앞당길 수 있다.

흑곰팡이부패병은 외형만으로 독소 오염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침투 깊이에 따른 기준을 지키되,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우면 과감히 버리는 것이 현명하다.
곰팡이에 민감한 어린이, 노약자,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이라면 표면에 소량의 흑곰팡이가 있는 양파도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보관 단계에서부터 환경을 관리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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